Tuesday, June 21, 2011

iPhone이 파괴적 혁신 (Disruptive Innovation)일까?

얼마전에 연세대 경영대학의 명강의로 유명한 이호욱 교수의 짧은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아래 글은 이호욱 교수의 강의 내용을 듣고 몇 가지 느낀 점과 생각을 더해서 정리해본 글이다.

작년초에 책 Innovator's Dilemma로 유명한 하버드대 크리슨텐슨 (Clayton Christensen) 교수가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chosun.com에 실린 글을 보고 알았다. 몰몬교 신자인 그는 1971년 그의 나이 19세에 한국에 선교사로 약 2년간 온 적이 있었다. 그 때 발음이 비슷한 "구창선"이라는 한국 이름도 얻었다. 그는 아직도 간단한 한국말을 구사할 수 있다.

맨 가운데 2미터의 큰 키를 가진 크리슨텐슨 교수
"성공기업의 딜레마 (The Innovator's Dilemma)"에서는 가장 강력한 기업이 왜 쓰러졌으며, 강력한 기업을 쓰러뜨린 똑같은 방법으로 자신(혁신적인 성공기업)이 경쟁자에게 쓰러질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것을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크리슨텐슨 교수는 그 후 몇 년 뒤 2005년 아래의 "성장과 혁신" 책에서 답을 하고 했다.

크린슨텐슨 교수의 두번째 히트작
아래 그래프만 보더라도 파괴적 혁신에는 두 가지가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현대차가 도요타를 이기고 있는 현상을 로우엔드 파괴적 혁신이라고 하였다. 현대차의 딜레마는 그들도 인도차와 중국차에 같은 방법으로 공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강자(Incumbent)는 공격을 받으면 결국 High end로 도망치게 된다. 다른 하나는 비소비자들을 소비자로 이끌어내는 신시장 파괴적 혁신이다. 크리슨텐슨 교수는 아래 그림에서 중국 전기자동차를 예로 들었다.
로우엔드 파괴적 혁신(Low end disruptive innovation)과 신시장 파괴적 혁신 (New Business disruptive innovation)
신시장 파괴적 혁신의 실제적인 예로 Canon의 office printer를 예로 들었다. Canon은 제록스의 대형 프린터와 경쟁한 것이 아니라 비소비를 극복하고자 하였다. 이처럼 신시장 파괴적 혁신이 되려면 몇가지 조건이 존재한다.
  1. 기존 강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업 영역이어야 한다.
  2. 비소비자를 소비자로 이끌어 내는 시장이어야 한다.
  3. 처음에는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성능을 내지 않아야한다.
여기서 몇가지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해보자.

Q. Apple의 iPhone은 파괴적 혁신일까?


Palm의 PDA 초기 모델
iPhone은 파괴적 혁신중에서 신시장 파괴적 혁신이다. 초기 스마트폰은 컴퓨터라고 부르기에는 성능이 매우 부족했다. 장난감이라고 부를만큼 성능이 좋지 않았다. 시장이 매우 작았지만 그래도 소비자가 꾸준히 초기 스마트폰을 사용했었다. 그래서 Niche가 존재하였다. 이책에서는 이러한 영역이 대박 성공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곳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iPhone은 이전에 스마트폰이나 PDA폰을 사용하지 않던 많은 비사용자들을 사용층으로 끌어냈다. 처음 성공한 iPhone을 지속적으로 혁신하여 제품가격도 경쟁력을 갖게 되었다. 잉여 소비자가 생길 때까지 Apple은 많은 파이를 가져갈 것이다.

Q. 왜 Danger의 Sidekick은 파괴적 혁신이 될 수 없었을까?

비소비자를 소비자로 이끌어내는 신시장 파괴혁신의 성공확률은 매우 낮다. 사이드킥은 이전의 휴대폰에 비해 분명히 획기적이었다. 화면이 올라가는 느낌이나 Qwerty 자판의 자연스러움. 그러나 비소비자를 소비자 영역으로 이끌어 내기에는 충분하지 못했다. John Maeda 교수가 얘기하는 Simplicity 철학은 소비자 영역으로 끌어드릴만큼 gap jump를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Sidekick은 gap을 넘기에는 창의력이 부족했다. 하지만, 어떤 규칙이 있는것이 아니다. 단지 창의력이 해답이다. 소비자는 선택을 할 뿐이다.

Q. 우리가 파괴적인 혁신을 하려면 어떤 능력을 가져야 할것인가?

크리슨텐슨 교수는 세 가지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한 개인에게 혁신을 의존하지 않으려면 1) 기존 프로세스의 혁신, 2) 기업내 가치의 혁신, 3) Resource의 재배치. 한 마디로 기업문화가 변화해야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만약 기업 문화가 그대로이라면 지속적 혁신을 할 수 있지만 파괴적 혁신은 만들어 낼 수 없다.

Q. Outsourcing은 언제할 것인가?
Apple은 모든 제품을 Foxconn이라는 대만 회사를 통해 제조 생산하고 있다. 2011년 150조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는 회사가 제조 라인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크리슨텐슨 교수는 파괴적 혁신이 소비자가 만족하는 범위안에 들었을 때 지속적 혁신을 하게 되고, 지속적 혁신만으로도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을때 outsourcing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했다. 가장 인정 받는 혁신 이론가이면서 CEO를 오랫동안 했었던 크리슨텐슨 교수의 이론이 맞다면, 우리 나라의 많은 제조업들이 더욱 outsourcing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인가?

Q. 우리나라는 신시장 파괴적 혁신을 하는 기업이 없는가?
아마도 찾아보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부분 로우엔드 파괴적 혁신을 성공한 기업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파괴적 혁신을 시도하기에는 우리 나라 기업들이 위험을 감수하지 못하는 구조이다. 구조적 문제인 것이다. 조금만 실패해도 비난하는 문화, 실패하면 범죄자가 되거나 노숙자가 되어야만 하는 상황. 언제쯤 우리나라도 실리콘벨리와 같은 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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