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딸과 단둘이서 드라이브를 하면서 Queen의 3집 Sheer Heart Attack을 듣고 있었다. 드라마 도깨비를 좋아하고, 비투비 (B2B 아님) 의 광팬인 딸은
"아빠는 맨날 유치한 옛날 음악만 들어."
라고 말하면서도 큰 선심을 쓴다.
"아빠가 운전하니까 좋아하는 음악 들어. 졸리면 안되잖아."
그 말을 듣고, 난 꼰대의 불문율을 넘어서고 말았다.
"아빠가 네 나이일 때는 Queen을 얼마나 좋아했었는데."
잠깐이나마 대학교 진학할 때는 회상했다. 소니 포터블 CD 플레이어와 귀를 덮는 헤드셋을 장만하고, 가장 먼저 산 CD가 Queen의 _A Night at the Opera" 앨범이었다. CD 표면을 덮고 있는 왕관을 쓴 사자와 오페라나 써커스의 한 장면처럼 보이는 멋진 이미지. Bohemian Rhapsody가 금지곡에서 풀렸다고 라디오마다 그 긴곡을 틀어대던 때였다. 지금에서야 왜 금지곡이 되었는지 알았는데, 당시에는 얼핏 들리는 가사만 듣고 금지곡이 될만도 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런 추억은 딸 관점에서는 가요무대를 좋아하는 우리 부모님 세대와 다를 바가 없다. 이미 딸에게는 가슴에 보이지 않는 애닯은 칼을 품고 사는 도깨비나, 감성의 보이스와 박력있는 랩을 하는 비투비에 비하면 유치 뽕짝 음악일 뿐.
얼마전에 Phish 형님의 영화평을 보고 한걸음에 달려가서 봤던 베이비 드라이버. Brighton Rock이나 Immigratnt Song이 영화 음악으로 쓰이는 걸 봐서는 그 당시의 음악들이 애두르지 않고 바로 인간 내면을 직접 건드렸던 것 같다.
It's in the lap of the Gods
I can see what you want me to be
But I'm no f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