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November 01, 2011

좋은 직장

흔히들 쉽게 좋은 직장과 나쁜 직장을 구분하고는 한다. 점심 시간이나 가끔 열리는 수다방을 통해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좋은 직장을 희망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직장의 모습을 그리고는 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좋은 직장이란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는가?

보통의 경우,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는 한다. 10년 후 또는 20년 후 직장내에서 자신의 모습을 말이다. 중국의 전 교육부 장관이었던 왕멍은 "나는 학생이다"라는 책에서 스스로 평생 자신의 직업은 학생이라고 말하고 있다. 스스로 항상 배울 수 있다는 것이 매우 소중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자신의 직업을 통해 끊임없이 배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직장인가? 개인의 발전이 회사의 발전과 일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Thursday, June 23, 2011

Apple과 Chanel의 닮은 점

포항공대의 오종훈 교수 세미나를 듣고 몇가지 아이디어를 더해서 Apple과 Chanel과의 서로 닮은점에 대해 정리해봤다.


1. 비싸다



분명 Apple은 케이블 하나에 4~50불로 다른 전자 제품에 비해 비싸다. 그러나 매우 싼 짝퉁을 사지 않고 비싼 명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을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비난할 수 없다. 패러다임이 변했다.


2. 매장이 서로 닮았다


맨하튼안의 5th Avenue의 Apple Shop
Apple 스토어는 매우 비효율적으로 보인다. 그 비싼 공간에 조형물을 세우고 매장은 지하에 위치하고 있다. 명품점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다. Apple 스토어가 생기기전에 우리나라 전자 제품 업계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맨하튼에 출장을 가게 되면 항상 들르는 곳은 Sony Wonder이었다. 그러나 이제 사람들이 찾아갈까? IT 업계의 트렌드는 너무 빨리 변한다. 절대 강자는 없다.

5th Avenue에 가까운 Madison Avenue에 위치한 Sony Wonder

홍콩에 위치한 Chanel Shop 
홍콩의 Chanel 매장이 Apple 매장보다 뒤늦게 오픈했는데도 우연히 서로 닮았다. 누가 누구를 따라 하는 걸까? 단순함의 미학을 서로 알고 있는 듯하다.


3. 서로 가까운 위치에 매장이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 스탠포드 캠퍼스 안에는 명품 쇼핑몰이 있다. 그 안에 위치한 Apple 스토어는 매우 고급스럽다. 긴자의 Apple 스토어도 마찬가지이다. 미국내 대부분의 전자제품들은 Fry, Bestbuy, Costco와 같은 대형 매장에서 구입하곤 한다. 실용적인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한 눈에 여러 회사의 제품들을 비교해서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Apple은 자신들만의 제품을 table위에 전시해놓고 고객들이 직접 사용해볼 수 있도록 전시해놓았다.

Stanford Shopping Center. 명품 가게들이 몰려있다.

Stanford Shopping Center에 위치한 Apple Shop


4. 신상 발표장이 닮았다.

Chanel의 발표회 2010
Apple은 App 개발자들을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컨벤션 센터에 모아놓고 1년마다 행사를 한다. 마치 패션쇼와 같은 장면을 연상하게 한다. 한번도 가보진 않았지만 패션쇼에는 어떤 사람들이 갈까? 고객들보다 패션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가지 않을까?

누군가 찍은 WWDC 발표장 2010

5. Outsourcing Manufacturing

Apple은 대부분의 제품은 outsourcing을 한다. (목록) 완제품의 조립은 대만의 Foxconn이라는 회사에서 한다. 주요 부품은 삼성, LG, Infineon과 같은 회사에서 조달한다. 대부분의 명품 제품들은 외주 회사에서 제작을 한다. 우리 나라가 전세계 명품 가방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라고 한다. 알고보니 세계 30여개 명품 핸드백 알고보니 Made in Korea 란다.


6. Retail Store를 보유
상대적으로 R&D 비율이 매우 낮고, 유통에 집중한다. SCM에 강하다. 4~5조원의 물량을 단 다섯 달만에 팔아내었다. (참조) iTunes와 Retail shop을 운영하고 있어서 지역마다 고객들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매우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경쟁자들이 지역 retail shop과 관계를 맺고 물량을 예측하는 것과 달리 고객들의 정보를 좀 더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Apple의 강점이다. 이는 명품점들이 직접 Shop을 운영하는 것과 매우 흡사하다. 명품 지주회사인 모엣 헤네시 루이비통 (LVMH)의 리포트에서는 지역별로 그들의 제품이 어떻게 팔리는지 통계를 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손쉽게 신상의 물량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7. 우와~ 해준다

순서상 나중에 말하는 것이 좀 구차해 보이기는 하지만, 명품의 가장 큰 특징은 몸에 걸치거나 들고 다니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줄 때 느끼는 과시 본능이 아닐까? 이성에게 과시하여 종족 번식을 하려고 하는 공작의 본능이 대뇌 피질 안쪽에 깊이 있는 인간의 본능과 일맥 상통하지 않을까? 


8. 평생 추억을 간직해준다

부모님의 롤렉스 시계를 생각해보면 이것도 말이 될 듯하다. 결혼할 때 서로 교환한 예물은 수십년이 지나도 남아서 시간을 거슬러 과거의 추억을 끌어내준다. 최근에 Apple이 iCloud 서비스를 공개했다.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집단의 서비스이다. 

2011년 8월경 open할 것으로 알려진 Cloud Storage 서비스
Apple 이외에 이러한 명품 전자제품을 지향하는 업체들이 있기는 하다. B&O나 BOSE와 같은 기업들이다. 이러한 명품 사업을 보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쉽게 하지 못하는 것이 있는 것 같다. 어떻게 해서 Chanel이 최고의 명품이 되었을까?

Tuesday, June 21, 2011

iPhone이 파괴적 혁신 (Disruptive Innovation)일까?

얼마전에 연세대 경영대학의 명강의로 유명한 이호욱 교수의 짧은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아래 글은 이호욱 교수의 강의 내용을 듣고 몇 가지 느낀 점과 생각을 더해서 정리해본 글이다.

작년초에 책 Innovator's Dilemma로 유명한 하버드대 크리슨텐슨 (Clayton Christensen) 교수가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chosun.com에 실린 글을 보고 알았다. 몰몬교 신자인 그는 1971년 그의 나이 19세에 한국에 선교사로 약 2년간 온 적이 있었다. 그 때 발음이 비슷한 "구창선"이라는 한국 이름도 얻었다. 그는 아직도 간단한 한국말을 구사할 수 있다.

맨 가운데 2미터의 큰 키를 가진 크리슨텐슨 교수
"성공기업의 딜레마 (The Innovator's Dilemma)"에서는 가장 강력한 기업이 왜 쓰러졌으며, 강력한 기업을 쓰러뜨린 똑같은 방법으로 자신(혁신적인 성공기업)이 경쟁자에게 쓰러질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것을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크리슨텐슨 교수는 그 후 몇 년 뒤 2005년 아래의 "성장과 혁신" 책에서 답을 하고 했다.

크린슨텐슨 교수의 두번째 히트작
아래 그래프만 보더라도 파괴적 혁신에는 두 가지가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현대차가 도요타를 이기고 있는 현상을 로우엔드 파괴적 혁신이라고 하였다. 현대차의 딜레마는 그들도 인도차와 중국차에 같은 방법으로 공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강자(Incumbent)는 공격을 받으면 결국 High end로 도망치게 된다. 다른 하나는 비소비자들을 소비자로 이끌어내는 신시장 파괴적 혁신이다. 크리슨텐슨 교수는 아래 그림에서 중국 전기자동차를 예로 들었다.
로우엔드 파괴적 혁신(Low end disruptive innovation)과 신시장 파괴적 혁신 (New Business disruptive innovation)
신시장 파괴적 혁신의 실제적인 예로 Canon의 office printer를 예로 들었다. Canon은 제록스의 대형 프린터와 경쟁한 것이 아니라 비소비를 극복하고자 하였다. 이처럼 신시장 파괴적 혁신이 되려면 몇가지 조건이 존재한다.
  1. 기존 강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업 영역이어야 한다.
  2. 비소비자를 소비자로 이끌어 내는 시장이어야 한다.
  3. 처음에는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성능을 내지 않아야한다.
여기서 몇가지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해보자.

Q. Apple의 iPhone은 파괴적 혁신일까?


Palm의 PDA 초기 모델
iPhone은 파괴적 혁신중에서 신시장 파괴적 혁신이다. 초기 스마트폰은 컴퓨터라고 부르기에는 성능이 매우 부족했다. 장난감이라고 부를만큼 성능이 좋지 않았다. 시장이 매우 작았지만 그래도 소비자가 꾸준히 초기 스마트폰을 사용했었다. 그래서 Niche가 존재하였다. 이책에서는 이러한 영역이 대박 성공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곳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iPhone은 이전에 스마트폰이나 PDA폰을 사용하지 않던 많은 비사용자들을 사용층으로 끌어냈다. 처음 성공한 iPhone을 지속적으로 혁신하여 제품가격도 경쟁력을 갖게 되었다. 잉여 소비자가 생길 때까지 Apple은 많은 파이를 가져갈 것이다.

Q. 왜 Danger의 Sidekick은 파괴적 혁신이 될 수 없었을까?

비소비자를 소비자로 이끌어내는 신시장 파괴혁신의 성공확률은 매우 낮다. 사이드킥은 이전의 휴대폰에 비해 분명히 획기적이었다. 화면이 올라가는 느낌이나 Qwerty 자판의 자연스러움. 그러나 비소비자를 소비자 영역으로 이끌어 내기에는 충분하지 못했다. John Maeda 교수가 얘기하는 Simplicity 철학은 소비자 영역으로 끌어드릴만큼 gap jump를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Sidekick은 gap을 넘기에는 창의력이 부족했다. 하지만, 어떤 규칙이 있는것이 아니다. 단지 창의력이 해답이다. 소비자는 선택을 할 뿐이다.

Q. 우리가 파괴적인 혁신을 하려면 어떤 능력을 가져야 할것인가?

크리슨텐슨 교수는 세 가지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한 개인에게 혁신을 의존하지 않으려면 1) 기존 프로세스의 혁신, 2) 기업내 가치의 혁신, 3) Resource의 재배치. 한 마디로 기업문화가 변화해야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만약 기업 문화가 그대로이라면 지속적 혁신을 할 수 있지만 파괴적 혁신은 만들어 낼 수 없다.

Q. Outsourcing은 언제할 것인가?
Apple은 모든 제품을 Foxconn이라는 대만 회사를 통해 제조 생산하고 있다. 2011년 150조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는 회사가 제조 라인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크리슨텐슨 교수는 파괴적 혁신이 소비자가 만족하는 범위안에 들었을 때 지속적 혁신을 하게 되고, 지속적 혁신만으로도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을때 outsourcing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했다. 가장 인정 받는 혁신 이론가이면서 CEO를 오랫동안 했었던 크리슨텐슨 교수의 이론이 맞다면, 우리 나라의 많은 제조업들이 더욱 outsourcing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인가?

Q. 우리나라는 신시장 파괴적 혁신을 하는 기업이 없는가?
아마도 찾아보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부분 로우엔드 파괴적 혁신을 성공한 기업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파괴적 혁신을 시도하기에는 우리 나라 기업들이 위험을 감수하지 못하는 구조이다. 구조적 문제인 것이다. 조금만 실패해도 비난하는 문화, 실패하면 범죄자가 되거나 노숙자가 되어야만 하는 상황. 언제쯤 우리나라도 실리콘벨리와 같은 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까?

Tuesday, May 10, 2011

제주도 여행 - 우도


가족들과 제주도 여행을 할 때 우도는 추천하고 싶다면 그 이유는 서빈백사라는 멋진 해변이 있다는 것과 살아 있는 조개들을 볼 수 있는 해안이 있다는 것이다. 추천을 꺼린다며는 모든 섬들이 그렇겠지만 편의시설이 부족하여 체력이 부족한 엄마를 쉽게 지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름 최적의 시나리오로 여행을 시도해여 만족할만한 여행을 하였다. 

우도를 갈 수 있는 성산포 대합실. 옆 건물에서 표를 구할 수 있다.
네비게이션에 성산항을 찍고 중문에서 달리니 약 1시간 30분이 지나서 성산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항구 주차장이 넓어서 성수기인데로 불구하고 쉽게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오전 9시 30분 출발. 오전 11시경 도착. 나름 일찍 도착했다고 생각했으나 길게 늘어서 있는 줄. 가족들과 함께 서서 그 줄을 기다리는 것은 무리. 옆 건물에 가족들을 모셔두고, 혼자 줄을 섰다. 긴 줄이었지만 다행히 1-20분만에 표를 구했다. 성수기이어서 여행객들이 기다림 없이 순서대로 타고, 만원이면 바로 배가 출발을 하였다. 평소에는 정기 운항하는 것 같았다. 표를 구하자마 거의 바로 승선해서 출발. 입장료 어른 1000원, 청소년 500원. 성산, 우도간 도항선 편도 2000원, 터미널이용료 500원.
성산항의 방파제와 빨간 등대
방파제 안쪽은 파도가 높지 않지만 방파제를 나가는 순간 파도의 출렁거림을 느낄 수 있다. 배가 크고, 우도항까지는 15분이면 다다르기 때문에 조금만 참으면 된다. 참는다기보다는 넓은 바다를 가로지르는 기분을 만끽하기에는 너무 아쉬운 짧은 순간이다. 그 옛날 콜럼버스는 서쪽으로만 가면 육지에 다다를 수 있다는 막연한 믿음으로 그 무서운 바다에 뛰어들 수 있었을까? 실제로 바다에 배를 타고 나가본 사람은 감히 그런 용기를 갖기 어려울 걸?

우도 관광 버스 (어른 5000원, 청소년 3000원)
스쿠터, 전기차를 대여해서 우도를 둘러볼 수도 있다지만, 가족들이 있어서 우도 순환 관광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우도에 도착하자마자 승차권을 사면 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버스에 언제든지 탈 수 있다.  관광버스는 천진항을 출발해서 지두청사, 동안경굴, 서빈백사를 둘러볼 수 있다. 대략 2-3시간 정도면 버스로 둘러볼 수 있는데 구석구석 살펴보고 싶다면 버스보다는 다른 교통편을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지두청사
우도봉의 잔디가 넓게 펼쳐진 커다란 언덕이다. 바다와 바위와 잔디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단 나무 그늘이 없으니 햇볕에 민감한 사람은 준비가 필요하다. 멀리서 보이는 까만 바위는 얼굴을 닮았다고 한다. 버스에서 내리면 구운 우도땅콩을 파는데 (2000원) 적당히 입이 심심한 시점이라서 사지 않을 수 없다.

우도땅콩. 보통 땅콩보다 작다.

30분 정도 구경을 하다가 다음 view point인 동안경굴로 순환버스를 타고 이동. 10분 정도면 도착한다. 식사시간이 되어 동안경굴 근처 식당에서 갈치구이와 해물칼국수로 식사를 했다. 안내책자에 따르면 하고수동 근처의 보말칼국수를 먹어보라고 추천해주는데 순환버스를 타고 내릴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기사아저씨에게 얘기하면 내려준다고 하는데, 성수기에 만원 버스를 운행하고 있는데 일단 내리면 정류장이 아닌 곳에서 다시 타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포기했다.

동안경굴에서 볼 수 있는 풍경
동안경굴은 해변 절벽에 있는 커다란 동굴이다. 제주도 답게 검은 바위로 이뤄져 있는데, 가까이에서 보면 살아있는 작은 조개들을 볼 수 있다. 살아 있는 생물은 바다이든지 육지이든지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

우도에서 버스를 타고 여행하다보면 보통 가정집 앞 도로에 해초를 내다 말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버스가 다니는 옆길이라서 위생에 그리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음식점에서 나오는 해초의 일종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찾아보니 식당에서 나물처럼 먹는 음식은 "톳"이라고 불리는 해초였고, 길가에 말리던 것은 우묵가사리였다. 씻어 말리면 밝은 백색으로 변하고, 나중에 묵이나 국수로 만들어 먹는다.

우도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 서빈백사

마지막 코스가 청진항 근처의 서빈백사이다. 제주도 해안은 대부분 현무암으로 만들어진 검은 모래인데 여기는 하얀 백사장이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통 모래가 아니라 산호초가 부서진 모래였다. 관광버스 기사아저씨 얘기로는 천연기념물이라서 반출하면 3천만원의 벌금이란다.  흐린날씨에도 에머랄드 빛 바다와 하얀 모래가 눈이 부셨다.

돌아오는 배안. 차를 실을 수 있다. 성수기에는 배를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차를 성산항에 주차하고 몸만 다녀오는 우도 여행. 생각보다는 매우 편리해서 의의로 쉽게 우도를 돌아볼 수 있었다. 해변에 쉽게 모래를 털어낼 수 있는 시설, 깨끗한 화장실, 식사공간, 조금더 편한 교통시설들이 갖춰진다면 더욱 좋았을 걸 하는 아쉬운 점들이 있었다.

Monday, May 09, 2011

제주도 여행 - 숙소

가족들과 여행을 처음 가게 되니 숙소가 나름 신경이 쓰였으나, 결국 성수기에는 선택의 폭이 없었다. 무조건 가능한 곳을 예약하고 그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 방법이다. 저가 항공사와 저렴한 펜션을 선택하여 경제적인 여행을 컨셉으로 시도하려고 했으나, 성수기의 여행이라서 결국 예약이 가능한 아무데나를 선택했다. 그래서 가게된 곳인 신라호텔.


신라호텔의 정원에서 중문해수욕장까지의 산책로는 매우 훌륭하다.

보통 펜션의 두 배가 넘는 가격이지만, 호텔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나 부대 시설을 충분히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면 높은 가격에 수긍을 할 수 밖에 없다. 만족하였던 이유 몇 가지만 들어보겠다.

첫째, 정원 (Garden)

재충전을 목적으로 가족들과 여행을 가는 것이라면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이다. 정원이 매우 이쁘게 잘 가꿔져 있고, 가족들만의 분리된 공간을 가지고 산책하기에 매우 적합하다. 성수기인데도 우리 가족의 안전을 걱정하지 않고 애들을 풀어 놓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다양한 조형물과 동물, 곤충을 접할 수 있다.

새, 달팽이, 민달팽이, 다람쥐, 토끼, 곤충 등을 볼 수 있다.

둘째, 수영장

밤12시까지 운영하는 호텔 수영장은 애들이나 어른들 모두에게 편안한 공간을 제공했다. 5월 밤 야외는 쌀쌀한 날씨이지만 따뜻한 노천탕과 사우나, TV, 휴식공간을 제공해서 힘들지 않게 보호자가 아이들을 풀어 놀 수 있었다. 아이들을 동반한 사람들은 물이 너무 싫더라도 한번쯤 시도해보면 생각을 바꿀수 있을지 모른다. 마님도 물을 매우 싫어하는 사람인데, 이 수영장은 맘에 들어했다. 이 곳을 방문하실 분은 반드시 수영복을 가지고 가시길.

야간 조명으로 야자수가 매우 이쁘게 보인다.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은 저 전기와 에너지 소비가 자연환경을 해치고 있다고 걱정할 듯.

세번째, 코지 (브런치 부페)

시리얼과 주스만 먹는 아이들을 보면 분통이 터지지만, 훌륭한 품질의 식재료로 만들어낸 다양한 음식, 아침을 깨우는 커피향, 블루베리 쨈을 보면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그러한 사람을 보면 같이 음식을 나누는 사람도 행복감을 느낀다. 평소에 이런 기회를 가질 수도 있었는데 잊고 살았나보다. 가끔 서울 시내의 호텔 브런치 부페를 이용해봐야겠다.

휴일날 여유로운 아침 식사

마지막으로 호텔의 서비스는 만족스러웠다. 친절한 응대가 가장 좋았다. 호텔방안에서 참을 수 있는 만큼의 소음을 들을 수 있어서 maid에게 살며시 얘기했던 것인데, 직원들이 직접 방문해서 원인을 체크해주고,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시켜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느껴졌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Mountain view 방이었는데, 추가 비용없이 Ocean view 방으로 교체해줬다.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건만, 직원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방을 마련한 만큼 부디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진정성이 느껴졌다. 결국 포장이사를 단행했다.

여행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과 고객과의 관계에서 약간의 트러블이 일년 내내 또는 평생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고,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좋은 기억은 금전으로 바꿀 수 없는 경험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 서비스업은 바로 이와 같아야 한다는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여행이었다.

제주도 여행 - 음식

유리네 식당, 제주시 연동 427-1, 보말 성게 미역국, 자리돔 물회, 고등어 구이

성수기에 숙소를 구하질 못해서 무리하게 숙소에 비용을 많이 쓸 수 밖에 없었다. 숙소를 서귀포 중문에 있는 호텔로 정할 경우 제주시내의 맛집은 공항에 도착할 때 또는 출발할 때 이용하기 쉽다. 도착하자마자 갔던 첫 식당이 유리네 식당이었고 공항에서 10분 정도 거리였다. 성수기이고 어린이날 저녁시간이어서 그런지 매우 사람들이 많았고 복잡했으나 5~10분만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성수기여서 그런지 제주여행 책자에 나온는 모든 음식점들은 기본으로 기다리게 했었고 3-40분 대기도 기본이었다. 번호표를 주는 곳은 그래도 기다릴 만 했다.


굵은 소금을 뿌린 고등어 구이

나중에 보니 갈치구이에도 소금을 뿌리고 구웠다. 적어도 가스불에 구운 것은 아닌 것 같고, 바삭한 생선 구이가 매우 훌륭했다.

보말 성게 미역국

기다리는 것 싫어하고 깨끗하지 않은 화장실이 있는 곳에는 절대 가지 않는다는 마님마저 처음 접한 제주도 음식을 맘에 들어했다. 성게알과 보말(작은 우렁?)이 들어간 미역국은 고소한 맛과 적당한 간이 담백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충격을 주는 소박한 음식이었다.

사이다가 섞인게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로 약간 단맛과 톡쏘는 맛이 괜찮았다.

갈치구이는 처음 선택하기에는 조금 꺼릴 정도의 비싼 가격이었다. 그래서인지 마님은 자리물회라는 것을 시도했다. 한치물회, 소라물회도 있었는데 자리물회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것을 처음 시도해보고 싶었다. 나중에 자리돔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게되었는데 매우 충격적이었다.

대통령을 비롯해 유명인사들이 제주도를 방문하면 한 번은 들른다는 음식점이다.

제주도 여행 - 출발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 연휴를 맞이하여 가족들과 최초로 여행을 시도했다. 아이들에게 글로벌 마인드를 심어주겠다는 핑계로 일본 여행을 계획했었으나, 도쿄 지진 재난으로 일찌감치 포기하고 목적지를 제주도로 바로 변경했다. 첫 시도치고 조금 긴 일정인 4박5일의 제주도 여행이었다.

김포공항은 지하철로 접근이 편하다.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여행객들이 많았다. 제주도가 유래없이 여행객들로 북적여서 공급이 부족할 정도였다고 한다. 원하는 시간대의 항공편을 구하기 어려웠으나 아이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어서 고민없이 가능한 항공편을 예약하였다.

오후 5시 30분 티웨이항공 TW719 (17:30~18:35, 5/5)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등 저가 항공사들이 있다.
항공기는 마치 미국의 국내선과 같은 급이다. 양쪽에 세명씩 탈 수 있는 크기.

성수기에는 저가항공이라고 해서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항공보다 특별히 저렴하지는 않다고 한다. 그러나 성수기가 아니면 여행을 가기 어려운 직장인이기 때문에 고민할 수 없다.

여행을 떠나기 두 달 전부터 항공편, 호텔, 렌트카를 예약하였다. 제주도는 박물관, 공원에 입장료를 받는 곳이 많은데 미리 티켓을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고 제주 공항에서 pickup을 하면 편리하다. 성수기에 공원에서 줄을 설 필요가 없고 바로 입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사용하지 못한 입장권은 돌아올때 표를 받았던 곳에서 반납을 할 수 있다.

항공편, 호텔, 렌트카 모두 인터넷으로 예약할 수 있으니 세상 너무 좋아졌다.

렌트카도 성수기 기간에는 더 비싸다. 렌트비의 5% 가량을 미리 송금하고 나머지는 카드 결재를 하였다. 제주 공항에 도착하여 렌트카 업체에 전화를 하면, 업체에서 마중 나와 공항옆에 있는 렌트카 사무실로 데려 간다. 거기서 계약서를 작성하면 렌트카를 인도해준다. 기본 보험은 모두 가입되어 있고, 자차 보험을 가입하는 것은 자유다.

국내항공이라서인지 탑승 시간 한 시간전 쯤에 공항에 도착을 하여 체크인을 하면 충분했다.

Sunday, April 24, 2011

행복하십니까?

올해 4월까지 KAIST 학생 네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생겼다. 대학 교수, 대기업 임원, 대학병원 의사까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뉴스에서 볼 수 있었다. 자살이 우리나라 사망 원인 중 일곱번째에 이를 정도로 그 만큼 살기 어려운 세상이 된 것이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스스로 포기할까?

여기서 한 KAIST 졸업생이 쓴 글을 살펴보자. 경험을 가진 멘토의 얘기가 인생의 방향을 정하는데 매우 도움을 준 경우이다. 이 글을 쓴 이도 다른 후배들에게 훌륭한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주변에서 그 때가 좋았었지 라는 회상과 추억이 섞인 얘기를 들을 때가 있다.
위노나 라이더의 "비틀쥬스"의 한 장면. 세월을 이기는 장사는 없다.

숙제와 실험으로 바쁜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 생활을 갓 시작한 직장인들은 "학생때가 좋았었지"

연구소에서 근무하다가 현장이나 사업부로 옮겨 일하는 사람들은 "연구소 시절이 좋았었지"

어린 아이들을 키우느라 힘들었던 시절을 회상한 노부부들은 "걔네들이 아장 아장 기어다닐 때가 좋았었지"

그런 푸념 섞인 얘기를 대학생, 연구소의 연구원, 맞벌이의 초보 엄마, 아빠들에게 하면 화를 낼지도 모른다. 그 때랑 지금이랑 같은 시절이 아니라며 남 사정도 모른다고 할 것이다. 여기서 그들이 과거가 더 좋았다고 탄식조로 얘기하는 사람들의 핵심이 뭘까?
바로 행복은 상대적인 것이라는 것이다.

현장이나 사업부로 옮긴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운좋게 피하게 되어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최근에 본 "수상한 고객들"이라는 영화는 행복은 다른 사람이나 과거의 자신과 비교하는 데서 생기는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해준다. 이 사회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보여주고 "당신은 그래도 다행이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해준다.


Dan Ariely는 상식밖의 경제학에서 처형 남편보다 월급을 많이 받으면 통계적으로 행복 지수가 매우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비슷한 예로 주변 학부형들에게 이런 얘기를 많이 듣는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학부형 모임에 가서 변호사, 의사, 사업가 학부형들과 초라한 자신과 비교하다보니 떳떳하질 못하게 되고 괜히 주눅이 들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스스로에게 질문.
이러한 것이 인간의 본능이라서 아무리 노력을 하고 정신 수련을 해도 자연스럽게 느끼는 감정이라서 어쩔 수 없는 것을까? 행복하게 살려면 불행하게 사는 사람들을 자꾸 보면서 "저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행복한 거야" 라고 상대적인 행복을 다짐해야 하는 것일까?

과거의 철학자들도 그러한 고민을 했던 것 같다. 최근 "철학 콘서트"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학생때는 매우 재미없게 배웠던 내용이지만 나이가 들어서 다시 읽어보니 매우 재미있고 현재 나의 삶을 돌이켜 볼 수 있게 해준다.

행복을 자신 만의 절대 기준으로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

고리타분한 공자와 같은 철학자에게서 그 답을 얻을 수 있지 모른다. 공자는 군자(君子)를 가장 이상형의 인간으로 생각했다. 군자의 즐거움은 첫째는 학습, 둘째는 친구를 만나느 것, 셋째는 자신만의 길을 가는 것 이라고 했다. 나이 사십이 되면 세속의 유혹을 떨칠 수 있다고 하니, 이제서야 조금 이해를 하는 것을 봐서 정말 불혹(不惑)이 되었나 보다.

Monday, March 21, 2011

국카스텐 (2010)

오랜만에 음악얘기를 한 번 꺼내볼까.

1996년, 벌써 15년전이다.
인터넷이 점차 확산되고 음반을 직접 사서 소장하기보다는 mp3로 구해서 듣는 문화가 조금씩 확산되고 있었다. 저가형 CD 레코더가 등장하여 CD를 복제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당연히 음반 시장의 성장이 꺾이기 시작했다. 그 때 등장했던 프로그레시브 락 밴드가 Anekdoten, Anglagard 같은 것들이었고 매니아들로부터 매우 환영을 받았다. 우리나라 대표 프로그레시브스 락 레코드사인 시완레코드는 70년대 앨범을 발굴해서 다시 내놓다가, 트렌드에 따라 한 이태리 신성 밴드를 발매하였다. 그것이 바로 Standarte였다.

이태리 프로그레시브 락 밴드 Standarte 의 동명 앨범 Standarte (1996)
어릴 때 만화 월간지 보물섬을 서점에서 사본 기억들이 있는지... Standarte을 샀던 기억도 보물섬을 손에 쥐었을 때와 비슷한 희열을 느꼈던 것 같다. 발매 이전부터 인터넷을 통해 많은 광고와 호평을 접했기 때문이었기도 하다.

Standarte는 앨범 자켓은 비슷한 색깔을 가진 선배 영국 밴드인 Spring의 자켓을 연상시키는 바랜 빛깔의 공포스러운 이미지이다. 무거운 멜로트론이 깔리는 것도 비슷하다. 90년대 나온 밴드이니까 복고를 추구했던 것 같다. 70년대 천재 프로그레시브 락 밴드 또는 약에 찌든 락 밴드를 연상시키는 살아있는 밴드가 출현했으니 얼마나 신기했을까?

동아리 후배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대학원 시절에 ㅅㅎ 이라는 음악감상 동아리가 있었다. 거의 놀고 먹는 고급 취미를 갖고 있는 동아리였는데, 연주를 직접 할 수 있는 후배들도 있어서 근처 카페를 빌려 공연을 하기도 했었다. 아무튼 매주 동아리에서 음악 감상회를 했는데 Standarte를 들려줬다. 이 시대의 최고 밴드라는 칭송과 함께. 아마도 금요일 밤이었던 것 같다.

변화무쌍한 8분짜리 대곡을 듣고 있는데, 중간에 눈치를 보니 후배들이 키득키득 웃고 있었다. 눈치를 보아하니 후배들에게는 너무 촌스러운 음악이었던 것이다. 집에서 이어폰으로 들을 때와 커다란 스피커로 들을 때와는 또 다르게 들리기도 했다. 악기간 조화로움도 그리 매끄럽게 들리지 않았다. 이 어색함이란. 후배들이 좋아하는 음악은 Blur, Smashing Pumpkins, Pulp, Teenage Fanclub과 같은 밴드들이었다. 취향이 다른 이들에게 내 취향을 강요하려고 했으니...

그 후 Standarte를 잘 듣지 않았다 (고 생각했는데....)
2집 Curses and Invocations도 Black Widow 레코드사에서 우편으로 구입해서 열심히 들었다.




Standarte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왜 국카스텐인가?
음악은 취향이기 때문에 이 밴드를 모든 사람이 좋아할 것은 아니라는 것을 미리 말해두고 싶어서이다. ColdplayKeane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시끄럽고 복잡하다고 할 듯.

주말에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누워서 보다가 갑자기 앉아보게 만든 밴드가 있었다. 국카스텐이었다. 이미 정규 앨범 하나를 내놓고 EP를 최근에 내놓은 오랫동안 활동을 해오던 밴드였다.

국카스텐은 독일말로 중국의 만화경을 뜻한다고 한다. 밴드 이름부터 가사까지 상상력을 부르는 난해한 말로 채워져 있고, 곡의 구성도 적당히 복잡하고 적당히 귀에 들어온다. 이런 밴드가 우리나라에 있나 생각해보면 잘 찾기 어려운, 굉장히 독특하고 개성있는 밴드이다.

키보드가 없고 현악기 연주과 다양한 distortion 기법을 이용하여 파괴적이지만 아름다운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이펙터도 다양하게 사용하고, 금속 막대를 기타에 문지르는 주법이나 Steve Rothery가 Marbles 앨범에서 자주 보여준 옥타브간 공명을 이용한 주법, 양손해머링 등 기타리스트로서 훌륭한 테크닉을 보여준다.

실력면에서는 최고인 것으로 인정한다. 유희열씨가 한국의 싸이키델릭 밴드라고 소개하는데 이미 개성면에서 자리를 잡은 것 같다. 다만 목/몸 관리, 팀웍 관리를 잘 해서 롱런하면 좋겠다. 한 가지 더 희망사항이라면 Pink Floyd 처럼 템포와 속도는 느리지만 좀 더 Blues적인 음악도 시도해보면 좋겠다. 대중의 인기와 매니아들의 취향을 모두 만족시켜주는 밴드가 되면 좋겠다. 너무 어려운 희망사항인가?

다음은 1집의 Sink Hole이라는 음악이 우리나라 만화영화의 주제곡으로 사용된 것을 캡처했다. 보컬 하연우씨의 원곡과 비교해서 들으면 재미있다.

Sunday, March 20, 2011

Web Application이 소비자 입장에서 좋은 점

디바이스에서 동작하는 Application보다 Web server에서 동작하는 Application이 소비자 입장에서 좋은 점이 뭘까?
Device에서 동작하는 Application의 예: Microsoft Word

Web Application는 여러가지 단점을 가지고 있다. 보편적인 예는 아니지만 디바이스에서 직접 동작하는 Application 예로 Microsoft Word Processor를 골랐다. 반면 Web 서버에서 동작하는 Application으로 Google Docs를 들었다. Web Application의 가장 큰 단점으로는 느리고 기능이 적다는 것이다. 복잡한 문서를 작성하려고 할 때 Google Docs를 쓰다가 보면 느린 반응과 없는 기능 때문에 답답함을 느낄 것이다.

Web Server에서 동작하는 Application의 예: Google Docs

하지만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Google Docs를 쓸 때가 있다. 가끔 업데이트하는 차계부나 음악 앨범 리스트는 Google Docs에 저장시켜 놓고 쓴다.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1. 언제 어디서에서든지 접근 가능 (Accessibility)
  2. 공동 작업과 공유의 편리성 (Collaboration)
  3. 싼 가격

차계부나 여행 계획을 저장해놓고 가족들과 공유하며 같이 업데이트할 수 있다. 1, 2번 특징은 웹 서버에 저장되어 있는 특징 때문에 자연스럽게 가지는 특징이다. 하지만 3번 가격이 싸다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심지어 대부분 공짜인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Web 표준상에서 서비스가 되고 있으므로 Web 2.0에서 나타나는 많은 사업 모델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이 저장한 많은 데이타를 활용하여 마케팅 회사나 광고회사에 팔아서 발생하는 가치를 소비자들이 되돌려 받아 공짜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러한 Web Application의 단점으로 개인 사생활 침해(Privacy)를 든다.

MS Windows Live Office 2010년도 시작
Microsoft도 Windows Live 사업을 통해 License 사업에서 웹 서비스 사업으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많은 투자를 해오고 있다. Windows Live office도 Google을 뒤쫓아 하는 사업으로 무료 저장 공간 서비스인 Skydrive와 함께 Google과 정면 승부를 벌이고 있다.

OPENSTUDIO 2005

MIT 미디어랩 PLW에서는 아티스트와 디자이너들을 위한 실험적인 공간인 OPENSTUDIO를 한동안 운영한 적이 있었다. Treehouse 프로젝트 (2003~04)와 Open Atelier (2004) 프로젝트가 발전된 것으로 사용자가 Web Browser 상에서 직접 그림을 그릴 수 있고 가입된 사람들과 싸이버머니를 가지고 서로 사고 팔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아쉽게도 지금은 문을 닫았다. 프로젝트 참여자였던 Burak Arikan의 이름을 따서 싸이버머니의 단위는 Burak이었다. 

인터넷의 공유와 공개성의 가치를 누구보다도 빨리 깨달은 사람들의 실험 프로젝트이었다. 나는 이 프로젝트를 보고 실랄한 비판을 가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친절히 설명해줘도 소용이 없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이름있는 대학교나 연구단체들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주로 "뭐하는 프로젝트인지 모르겠다", "기술적으로 발전된 것이 무엇인가?", "애들 장난감 같다" 등등.

우리나라 학계와 기업들은 경쟁자들보다 빨리 가치를 찾아내고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의 진보성만으로 승부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Saturday, March 12, 2011

과학 발전과 인간의 행복 지수

역사가 기록되기 시작한 이래 계속해서 과학은 후퇴하지 않고 발전을 해왔다. 2차 세계 대전 이후로 불연속 발전이라고 할 만큼 과학은 급격한 발전을 이뤄오고 있다. 주변에서 가끔은 이제 더 이상 과학의 발전이 없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사용하기 어려운 시스템과 도구들이 등장하면서 현대인들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이러한 과학 발전이 우리 인류의 행복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일까?

Media Lab의 Founder인 Nicholas Negroponte
네그로폰테 교수 (Nicholas Negroponte) 는 디지털 과학의 발전이 인류의 행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 (Digital Optimist)이다. Being Digital의 저자이며 The Wired 잡지의 Founder이기도 하다. 이처럼 굉장히 저명한 네그로폰테 교수는 미디어랩을 세우기 바로 전 해 1984년 TED에서 talk을 한 적이 있었다. 모두 5가지의 의지가 담긴 예견을 했었다.


   1. CD-ROMs
   2. Web Interface (wikipedia와 같은 컨셉)
   3. Service kiosk
   4. Touch Screen interface의 성공
   5. OLPC (One Labtop PC per Child)

1984년 당시에 위와 같은 예견은 2011년 현재 마치 손바닥 크기의 휴대용 원자력 에너지원이 상용화될 것이라고 예언하는 것과 비슷한 레벨의 황당한 예측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예견 모두 20년이 지나기전에 현실화되었다.

제3세계 개발도상국을 돌면서 OLPC를 전파하는 네그로폰테 교수를 보면 열정앞에서 나이는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그는 가난한 국가에 식량을 원조하는 것보다 디지탈 문화를 전파하는 것이 결국 그 나라를 부강하게 할 수 있는 도구를 쥐어 주는 것이라고 믿으며 전세계를 누비고 있다.

MIT 학부에서 네그로폰테 교수의 수업을 들으면서 공학도와 디자이너의 꿈을 키웠던 존 마에다 (John Maeda)는 네그로폰테와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 미디어랩에서 Simplicity Consortium을 이끌고 The Laws of Simplicity 책을 집필했던 존 마에다 교수는 과학의 발전도  단순함의 미학(Simplicity)에 기반이 되어야 인간의 행복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The Laws of Simplicity 는 그의 blog에 썼던 글을 정리한 것으로 인터넷에서 직접 볼 수 있다.

John Maeda @Davos Forum 2011-1-31 현재 RISD 총장

자동차 메뉴얼보다 더 두꺼운 디지털 카메라의 메뉴얼, 많은 전자 기기들의 복잡한 인터페이스, 정리 정돈되지 않는 데이타가 초래하는 재난, 현대인들이 생산을 위해 여유없게 보내는 직장 생활 등을 언급하며 단순함을 강조했다.

책 내용의 실험에 내 이름이 나온다. 오른쪽 상단 (seung-hun)

과학이 발전할수록 기아와 빈곤이 사라지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더 잔인한 무기의 등장으로 더 위태로운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매일 책상앞에서 e-mail folder에 쌓인 숙제들을 해야 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하는 삶을 2세들에게는 좀더 행복한 형태로 물려줄 수 있을까? 

Friday, March 04, 2011

생태계(Ecosystem)의 분포와 사회의 고도화

최근 금요일 밤마다 눈길이 가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스타 오디션 "위대한 탄생" 이라는 프로그램이다. 가수 지망생들 아무나 지원할 수 있고 정해진 룰에 따라 한 명씩 탈락하는 Reality Show이다. 모두들 나오는 사람들이 정말 노래를 잘 한다. 하지만 프로 가수들의 노래와 비교를 해서 들으면 차이가 많다. 그런 아마추어들을 멘토들이 혹독하게 지도를 해서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를 해내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최근 출연하는 사람들의 음악 색깔이 모두 비슷하게 느껴진다. 굉장히 다양한 대중음악의 부류가 있는데 왜 비슷한 노래를 하는 사람들 많을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의 숫자가 늘어날까? 전체 대중음악의 부(富)는 늘어나는 걸까?

지식경제부에서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방식은 "위대한 탄생"과 같다. 많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지원자들을 교육, 평가를 반복해가면서 위대한 엔지니어가 될 만한 사람 소수를 선발하여 업계의 리더, 즉 Steve Jobs와 같은 사람들로 육성하겠다는 취지이다. 과연 이러한 방식이 이 사회를 건강하게 하고, IMF와 같은 외부 충격에 대한 복원력을 향상시킬까?

평론가 강헌
오래전(98년경)에 평론가 강헌씨가 학교에 온 적이 있었다. 대중문화 다양성에 대해 얘기한 것을 직접 들었었다. 그가 걱정했던 것은 신승훈과 김건모의 등장이었다. 그들의 등장이 이 사회의 다양성을 해치고 있고, 결국 대중음악의 몰락이 걱정된다는 것이었다. 많은 인디밴드와 가수 지망생들이 대중음악을 더욱 건강하게 하고, 이 업계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얘기했다.
신승훈 6집 _지킬 수 없는 약속_을 발표
실제로 신승훈은 연속된 2백만장 이상 앨범과 누적 천만장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김건모도 거의 같은 히트를 했었다. 음반사와 가수, 작곡가 모두 엄청난 성공을 거뒀고 부자가 되었다. 그러나 그 외 많은 중소 가수들은 어떠했을까? 실력과 상관 없이 그들은 하고 싶어하는 가수 직업을 포기하고 다른 일을 찾아 떠났다. 강헌씨의 주장은 전체 파이의 크기가 한정된 상황에서 몇몇 가수에게 집중되는 현상이 가요계를 파괴하고, 음반산업의 세계 진출을 방해할 것이라는 얘기였다. 반면에 감미로운 멜로디와 자극적인 비트로 무장한 일본 음악이 결국 동남아와 한국의 리어카 음반 시장을 잠식할 것이고, 결국 한국은 일본의 대중 문화 식민지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했었다.

Ecosystem의 분포
위 표에서 A와 B를 보면 A보다는 B의 분포가 더 다양한 집단이고 외부 충격에 강건한 Ecosystem이다. 그럼 이러한 강헌씨의 예측이 맞았을까? 그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리 나라는 많은 우려속에 일본에 대중 문화를 개방하고 한류를 만들어내고 결과적으로는 우리 나라 대중 문화의 수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내고 있다.

동방신기의 유노윤호

이러한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일본 대중 문화를 침투했던 우리 나라 아이돌 그룹의 특징은 엘리트 가수 교육, 철저히 기획되고 훈련받은 상품이었기 때문이라고들 한다. 즉 성장기에는 그래프의 B보다는 A가 훨씬 유리했다는 결론이다. 장하준씨의 "쾌도난마 한국경제"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다. 대중문화 전문가들도 이러한 한류 현상이 2년 이상 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한다. 초기 성장시에는 기획된 상품이 유리하지만 저력을 가진 일본 문화가 쉽게 뒤집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우리 나라도 대중 문화 뿐 아니라 경제계, 교육계에서도 다양성의 확대 노력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인문학과 예술, 체육계의 다변화를 추구하는 것도 사회 전반의 고도화를 위한 길이다.


다윈
여기서 갑자기 의문점이 생긴다. 왜 우리 나라는 다양성이 없을까? 빅뱅을 싫어하고 국카스텐을 좋아한다고 말하면 안되는 것일까?
진화심리학에서 그 원인을 찾아보았다. 우리나라 주변은 많은 전쟁이 있었고 외적들과 항쟁의 역사였다고 한다. 즉,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나타나면 경계할 수 밖에 없었고, 공동체와 다르다는 것은 생존의 문제였을 것이다. 대중의 중심에 있어야만 살아 남을 수 있는 사회.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는 획일화가 미덕이 사회인 것이다. 다윈을 원숭이로 빗대고 진화론을 비난 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볼 때가 있다. 다윈은 이 사회에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인물 100인중 7위에 올랐다. 그런 평가를 받는 이유는 학문적 가치 이외 다른 의미가 있다고 한다.

플라톤
다윈이 등장하기전 플라톤 시대에는 이데아 철학이 서양을 지배했다. 잘 생긴 백인이 이데아이며 절대 선이고 그와 다른 흑인, 황인종은 노예이거나 죄인이었다. 하지만 다윈은 그게 아니라 이 세상 인종의 조상은 아프리카 흑인이고, 서로 다르기 때문에 아름답다는 것을 종의 기원에서 밝히고 있다.

결론:
위대한 탄생은 대중 문화를 발전시키기에 그 영향이 적을 것이다. 이 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방송, 매체, 대중 모두 다양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토양이 되어야 한다. 반짝 우리 대중문화가 일본 및 동남아에서 성공하고 있다고 해서 이 현상이 계속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문화의 다양성, 그리고 다양성을 길러낼 수 있는 토양, 즉 많은 아마추어들이 그 토양위에서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지속할 수 있는 Platform을 만들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