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pril 06, 2013

디지털 시대의 혁신

태어나서 한 살도 안된 아이가 태블릿 컴퓨터로 할아버지, 할머니와 화상 통화를 하고 -- 물론 아이의 엄마가 도와줬겠지만-- 다섯살 아이가 스스로 컴퓨터를 켜고 쥬니버에 가서 게임을 하는 세상이다. 이 시대의 아이들에게는 인터넷, 컴퓨터가 일하기 위해 배워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다.

디지털 세상에서는 남들보다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인 개선을 해서 경쟁하는 것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능, 새로운 아이디어가 제품화되는 혁신이 동반되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다. 

디지털 세상은 컴퓨터, 네트워크의 발전으로 생겼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디지털 세상에세는 기술, 엔지니어링보다 디자인, 예술의 가치가 중요하게 되었다. 인간중심의 새로운 기능이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러한 혁신은 기업에 고용된 사람들의 고민에서 나오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가지 사업에 집중하다보면 고정관념에 빠지게 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혁신은 소비자 참여, 개방형 플랫폼, 집단지성 (Crowdsourcing)에서 나오는 것이다. 경쟁에서 이기고 지속가능한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는 Design, Sourcing, 유통, 개발이 cycle을 만들고 그 주기가 빠를수록 경쟁력있는 플랫폼이 된다. 

Devops를 표방한 Me2day가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이 되었으나 아무리 혁신을 동반해도 이미 성숙된 서비스(Twitter)가 있는 곳을 파고들기는 쉽지 않다. 남들보다 성능이 좋은 기능, 제품, 조금더 큰 스크린보다 색다른 재미, 반짝이는 컨셉에 점차 소비자들은 열광을 보내는 시대가 된 것이다.    


Saturday, January 12, 2013

12월 한겨울에 코타키나발루 여행하기

2012년 12월과 2013년 1월 우리나라 겨울은 너무나도 춥다. 추워도 너무 춥다. 와중에 마나님의 선견지명으로 몇 년전부터 준비한 우리 가족의 최초 해외여행지는 코타키나발루.

처음 여행지 이름을 들었을때 내 반응
'발리, 푸켓, 괌, 사이판, 세부, 보라카이'는 알겠는데 코타키나발루는 뭐지?

여행 며칠을 남겨놓고 웹사이트를 뒤져가며 공부.

우리나라에서 비행기로 다섯시간. 직항 있음.

코타 키나발루 (Kota Kinabalu)는 키나발루가 있는 도시라는 뜻. 코타 키나발루는 그린란드, 뉴기니섬 다음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보루네오섬 북서편 끝자락에 있는 도시. 적도에 매우 가까와서 강렬한 태양과 무더운 기후의 도시. 하지만, 키나발루산과 숲으로 이뤄진 보루네오섬의 자연 환경 탓으로 습도가 그리 높지 않고, 깨끗한 자연 환경을 가지고 있다.

보통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람이 죽으면 하늘나라로 간다고 믿고 있는데,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키나발루산으로 간다고 믿고 있다. 매우 신성하게 생각하는 산인데 등산의 출발지가 해발 0에 가까워서 히말라야 등정을 하는 등산가들이 준비과정으로 많이 가는 산이라고 한다.

적도 근처이지만 만년설을 가지고 있는 동남아 최고봉 키나발루산
등산을 좋아해서 키나발루산 근처라도 가보고 싶기는 하지만, 가족들 데리고 생고생을 할 수는 없는 것. 그냥 공부하는 것으로 만족.

말레이시아 영토 면적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영토도 간척사업으로 면적이 늘어났는데, 최근에는 환경파괴의 원인이라고 해서 자제하는 분위기.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가장 깨끗하고 자연친화적인 방법으로 나라 면적이 확장되고 있다. 바로 자연 그 자체.

새끼를 낳는 나무 맹그로브. 신기하다.
맹그로브나무는 육지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면서 해수, 담수가릴 것 없이 새끼나무를 퍼뜨린다. 씨앗이 싹을 틔고 어느 정도 자란 다음에 옆으로 떨어져나가는 형태로 번식을 한다고. 맹그로브 덕분에 말레이시아는 열대 청정지역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맹그로브가 자랄 수 있는 적절한 기후가 되질 못해서 안타깝게 가져올 수가 없다고. 중국 남부지역에서도 망가진 자연 환경을 복구하기 위해 맹그로브 도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설정 - 바닷가에서 독서중
해변을 끼고 있는 휴양지에서 4박을 했는데, 3박 정도가 적당한 듯. 쉬는 것도 익숙한 사람들이 하는 것. 좋기는 하지만 반복되는 일과 운동에 길들여 살아왔더니 좀이 쑤셔서. 아침마다 해뜨는 즈음에 해변을 뛰는 것이 가장 인상적. 마주치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조그만 게 (옆으로 기는 게). 우리나라 해변처럼 많은 미생물들이 보이지 않는 것도 다른 점.

이런 바닷가를 반바지와 반팔 셔츠만 입고 뛰는 것을 상상해보세요
우리나라 서해안과 비슷하게 바닷물의 깊이가 얕다. 그러나 조개, 굴껍질을 찾기 힘들 정도로 깨끗. 너무 깨끗해서 동물이 없나보다. 가끔 보이는 것은 산호. 그래서인지 비린 바닷물 냄새가 나지 않는다. 가끔 반대편에서 뛰어오는 외국인 아저씨. 백인 아저씨들은 햇빛이 그리웠나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웬만하면 햇빛을 피하고 싶은데, 그들은 햇빛이 있는 곳을 찾아 가는 것 같다. 그냥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뛰고 있다.

애들은 게잡는 데 정신없고, 어른들은 휴식
필수 준비물: 선블럭, 선글라스
절대하지 말아야할 것: 산호, 조개껍질 등 동식물 채취 금지
낮에본 바닷가
이런 천연 자원과 청정 지역을 가지고 있는 나라에도 저주 받은 것이 있었으니, 말레이시아 국민성. 게으르다. 식민지로 영국, 일본 등의 지배를 6백년간 받아오다가 1960년대에 독립. 가뜩이나 게으른데다가 목숨을 위협받으면서 살아온 민족의 습관까지 더해져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매우 답답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예를 들어, 식당에서 "물 좀 주세요" 하면 종업원이 알았다고 대답을 한다. 그러나 가져오지 않는다. 대여섯번 하다가 결국 참지못한 우리 나라 사람들은 직접 가져다가 마신다. 이럴 경우가 8~90%. 심지어는 리조트나 호텔에서도 그렇다. 믿지 못하겠다고?

짧게 사라지는 아쉬운 석양
또 하나의 장면. 리조트 해변가에서 독서중이다가 어떤 백인 할아버지가 화를 내는 장면을 목격. 주변에 여러명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말레이시아인 리조트 직원. 할아버지는 잔디밭을 가리키면서 역정을 내고 있었다. 할아버지와 말레이시아인 무리가 점차 멀어지고, 그 중 한 명의 말레이시아 사람이 내 쪽으로 다가왔다. 내가 말을 걸었다.

나: "저 할아버지는 누구니?"

직원: "이 리조트 주인"

나: " 왜 화내니?"

직원: "화를 내고 있는데, 나도 이유를 몰라"

그 이전에 잔디를 깎고 있었고, 엉터리로 한 것이 뻔히 보이는데. 커다란 야자수 잎이 잔디밭 위에 떨어져 있는 것을 도착한 날부터 봤는데, 떠날때까지 그대로였다. 잔디밭을 가꿀 생각이 없는 것. 우리나라 같으면 복창 터질 일이다.

공원에 있는 표지판
말레이시아는 회교국이다. 정식 국어로 아랍어도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태형이 존재하고, 마약을 소지하는 정도의 위법을 할 경우, 법정에 가지 않고, 바로 사형을 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그 만큼 치안이 잘 되어 있다. 최근 이슬람 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서 바라보는 시각도 변하고 있다. 전 세계 3분의 1을 차지하는 이슬람. 기독교와 가장 가까운 교리를 가지고, 같은 유일신을 믿으면서도 가장 사이가 좋지 않은 종교. 

코타 키나발루 바닷가에 있는 이슬람 사원
종교 학자들은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유대교보다 더 가까운 교리를 갖고 있다던데. 이슬람교는 평화를 사랑하고 자기 절제의 종교인데, 시아파 중 아주 극소수가 과격하다고 한다. 순니파와 시아파가 서로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도 왜곡된 사실이라고 하는데. 

Equilibrium
도올의 "중용 인간의 맛" 이란 책을 휴가 기간에 읽었다. 중용은 "과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은 것"라고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틀렸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철학은 그냥 복잡하고 현학적인 것이라고 생각해왔으나, 나이가 들면서 선각자들의 지혜를 많은 노력을 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철학책을 읽는 것이란다. 중용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함께 휴가 기간에 몸과 마음의 equilibrium을 만들어 보려 했으나.

다시 일상속으로 "고! 고!"

Thursday, December 06, 2012

소프트웨어와 혁신


2012년의 혁신적인 제품으로 갤럭시 노트2, 아이폰5를 꼽고 있다.
갤럭시 노트2

갤럭시 노트2의 스타일러스 메모 앱에 사용자들은 열광하고 있다. 반면 새롭게 나온 아이폰5에는 실망하고 있다. 아이폰 3, 4로 이어지던 혁신이 이제는 개선에 그치고 있다고들 한다. 이러한 혁신은 어떠한 학문, 기술에서 나오는 것일까?

공학 전공자들이 연구 개발 결과물로 주로 주장하는 것은 글로벌 최적점을 발견했다거나 측정가능한 지표 (metric)을 정하고 더 좋아지게 하는 입력이나 환경 계수 (parameter)를 찾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반응 속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입력량, 인식율 등이 그러한 지표이다. 이러한 지표를 더 낫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부터 혁신이 나오는 것일까?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애플의 디자이너이자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인 Bret Victor는 혁신은 사소한 아이디어로부터 출발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의 공개된 최근 토크를 통해보면 사소한 아이디어에 살을 덧붙이고 발전시켜서 아름다운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Bret Victor의 talk을 꼭 보시길. 이름에 걸린 링크를 가보세요.
역사상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 과학, 공학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조금 자극적으로 말한다면 무기력한 경영, 전략, 디자인 등의 학문에 비해 공학이 가지는 생산적인 파워는 이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데 가장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다만 여기서 인간 중심의 사소한 아이디어 발견을 같이 중요하게 여긴다면 더욱 혁신을 앞 당길 수 있다고 생각된다. 단순히 메트릭을 개선하는데에 집중하는 것은 follower의 훌륭한 소양이 될 수 있지만, 혁신가로서는 중요한 요소일 뿐이다.

대니얼 핑크의 TED talk를 보셨나요?

RISD 총장인 마에다 교수는 STEM에서 STEAM으로 발전해야 한다면서 더욱 Art의 균형을 강조했다. 대니얼 핑크는 하이컨셉을 얘기하면서 우뇌를 사용하는 직업이 미래에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가지 질문을 더 하면
소프트웨어가 measurable, observable한 대상이 될 수 있는가? Bret Victor도 프로그래밍할 때 수학을 많이 사용하다. 보다 자연스럽게 interaction을 표현하기 위해 노이즈 함수, 역학 함수 등 수학을 사용한다. 이러한 프로그래머들에게 어떠한 메트릭을 요구하는 것이 적합할까? 

한가지 견해는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데는 제한이 없고, 그 아이디어를 구현하는데 메트릭을 만들어서 완성도를 높혀야 한다는 것이다.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의 결합이 혁신을 만들어낸다. 이런 단순한 결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복잡한 생각하는 것이 시간 낭비가 안되길 바라며.

혁신을 향해 한발짝, 한발짝. 헬쓰클럽의 50KG 로드가 걸린 스테퍼를 밟듯이...

Friday, May 11, 2012

구대성 선수의 열정

스포츠를 즐겨 보는 이유는 선수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구대성 선수가 메이저리그를 도전해서 뉴욕 메츠에서 보여준 경기
장면은 절대 잊을 수 없는 순간이다.



인터리그 경기에서 양키즈의 랜디 존슨을 상대로 이루타를 때리고,
그 다음 타자의 번트때 포사다가 홈플레이트를 비운 것을 보고
홈까지 슬라이딩해서 점수를 따내는 장면이다.

조연: 랜디존슨, 호르헤 포사다, 페드로 마르티네즈, 데이빗 라이트

Monday, February 27, 2012

행복을 찾아서 - (4) 행복은 가까이에 있는가


4.     행복은 가까이에 있는가.

토이스토리 3편과 톨스토이의 단편이 말해주는것.
인간은 사랑으로 산다. 등등의 오래된 이야기..
너무 진부한듯?

거봐. 행복은 별거 아니래잖아. 가까이에 있다잖아.
쓸데없이 머리터지게 고민하지 말고 그냥 살어.
파랑새는 내집 앞마당에 있다잖아.
그냥 하루하루 재미있게 살면 되지 않겠어? 복잡하게 살지 말라구.

이렇게 이야기하고 끝내면 되는건가?

행복을 찾아서 떠나는 이 여행이 내집 앞마당에서 끝날거라는거.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간세상에 전해 내려오는 수많은 책들과 수많은 경험들이 그렇게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에, 내 여행이 제대로 된 여행이라면 역시 그들과 똑 같은 결론에 도달하리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러는데 행복은 내집 앞마당에 있대~~
이런 허술한 자각을 가지고서 과연…
내 인생의 어느날, “6개월 밖에 안남았습니다” 라는 의사의 진단을 담담하게 마주할수 있을까? 반대로, 아직 살날은 많이 남았는데 손가락 하나 움직일 기력도 없는 상태를 맞이하고도 그 인생속에서 행복을 찾고 가치를 찾을수 있을까?

행복이 내집 앞마당에 있어도 내가 발견하지 못하면 없는 것이다.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내가 이름을 불러주지 않으면 꽃은 없는 것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그래서 나는 앞마당에 있는 행복을 발견하려고 멀리멀리 여행을 떠난다.
앞마당에 있는줄 분명히 알면서도 떠난다.

그런데 반갑게도, 나만 떠난게 아니더라.
코엘료의 <연금술사>에서 주인공 산티아고도 떠나더라. 보물을 찾으러.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양치기 산티아고가 이상한 꿈을 반복해서 꾼다. 피라미드 앞에 보물이 묻혀있는데, 그걸 파내려 하는 요상한 꿈이다. 나같으면 안그럴 것 같은데, 산티아고는 그 꿈을 믿고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찾아서 멀고먼 여행을 떠난다. 이래저래 해서 (‘이래저래’가 뭔지 궁금하면 약 200쪽 정도를 다 읽어보면 된다) 피라미드에 도달해서 열심히 땅을 파고 있는데 웬 도적 (실은 병사..)이 나타나서 두들겨 패고 금덩어리를 빼앗는다. 산티아고는 맞아 죽을까봐 겁나서 보물 이야기를 한다. 바로 요기 보물이 묻혀 있다길래 파고 있는거라고…

그 도적은 산티아고를 정신나간 놈 취급을 하면서, 그런꿈은 나도 꾼다 하며 무시하고 가버리는데. 그 도적놈이 꾼 꿈은 그 보물이 산티아고의 고향 동네 무화과나무 밑에 묻혀있는 꿈이라는군..

산티아고가 보물을 찾으려고 지구를 뱅글 돌아서 이집트에까지 갔지만, 결국 보물이 동네 나무 밑에 묻혀 있다는걸 깨닫는다는 이야기. (ㅋ~ 역시 보물은 내집 앞마당에…)

근데 이거랑 무쟈 비슷한 영어 그림책이 있다 (번역본도 있음).
<연금술사>랑 너무 비슷해서 표절한거 아녀? 하는 의심마저 들정도.. 아니면 전래동화 같이 다 알고 있는 내용인 것인지.. 서로 영감을 받아서 쓴것인지… 잘 모르겠다.
이 영어 그림책은 32쪽 밖에 안되므로, 연금술사가 너무 길게 느껴진다면 대신 읽어도 좋을듯.

 
Uri Shulevitz <The Treasure>

하여튼.. 보물이든 행복이든.. 가까이에 있다.
그런데, 가까이에 있는걸 알긴 하는데, 가까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그 실체도 모른다.
그걸 알려면 먼~ 여행을 떠나야 한다.
지구를 반바퀴나 돌아야 하는 여행일지도 모른다.
집앞에 있는걸 발견하기 위해 2만 킬로미터의 여행을 떠나야 된다는 사실이 우습지만, 어쨌든 그래야 할 것 같다.

운좋으면 5천 킬로미터쯤 가서 발견할수 있을지도 모르고.
고대로부터 유명한 철학자들에게 의존하면 혹시 더 빨리? 발견할수 있을지도 모르고.

그러니까, 행복이란 무엇일까 열심히 고민하는 것이 인생 복잡하게 만들거나 머리 터지게 만들려고 쓸데없이 하는 짓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쩌면 꼭 해야 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그 여행을 떠나려고 작정을 했고. 여행하다가 행복한 인생은 어떤 것일까 조금씩 알게 되길 바라고, 그렇게 알게 된 것들을 잘 기억해 놓았다가 애들하고 공유할수 있길 바라고, 그래서 애들이랑 미래를 공유할수 있기를 바란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엄청 숭고하고 엄숙하고 경건해 보인다. ㅋㅋㅋㅋㅋㅋㅋ

Sunday, February 19, 2012

파주 헤이리 근처 한정식 "Yoree" 요리

추운 겨울날 처음 방문한 한정식집.

어른 둘, 초등학생 둘이 메뉴판에서 가장 싼 가격의 코스 메뉴 (2K원) 3개를 주문했는데, 결국 남겼다. 서울의 답답한 음식점을 벗어나 널직한 공간에서 식사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아래 찍은 음식 사진 중에서 몇가지는 빠진 듯 하다.









떡 잡채







식사 (돌솥밥)를 끝내고 나면 바로 윗층에 올라서 커피나 수정과를 마실 수 있다. 식사를 마친 사람들에게는 무료.


햇볕이 들어오는 따뜻한 느낌이 좋다



위치는 파주 헤이리 근처.



Sunday, January 29, 2012

행복을 찾아서 - (3) <토이스토리 3>과 톨스토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그러던 어느날 애들이랑 같이 토이스토리 3탄을 보러갔다.
토이스토리 3탄은 1, 2탄과는 달리 감동코드를 집어넣으려고 노력했다.
거의 끝날때쯤 되어서, 토이들이 쓰레기 소각장의 시뻘건 불길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장면이 나온다. 이제 다 죽게 생겼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토이들이 모두 손을 맞잡고, 우린 함께 있으니까 괜찮아! 하며 의연하게 죽음을 맞을 준비를 한다. (실제로 죽지는 않음. 친구 토이들에 의해 극적으로 구출된다)
우린 함께 있잖아! 라는 메쎄지는 3탄 전체에 걸쳐서 일관되게 전달하려고 하는 주제이다.

이 장면에서 토이들에게 완전 감정이입된 나.
시뻘건 불길은 무섭지만, 사랑하는 토이 친구들과 함께 있으니 무섭지도 않고, 두렵지도 않음을 느낀다. 이때 나의 심리상태는 토이들과 완벽히 혼연일체 상태임.
한줄기 눈물도 찔끔 나고….
나중에 비됴로 봐도 역시 찔끔 눈물 난다.

어쨌든.. 토이스토리 3탄을 보고서 느낀 것.
편안한 삶이 행복한 삶일지 모른단 나의 가설은 틀렸구나.
죽음을 앞에 두고도 행복할 수도 있는 거구나.

지구 온난화나 석유고갈 사태 같은거.
내가 고민해봤자 해결되지도 않는 문제들.
이런것들이 행복을 저해하는 본질적인 요소들은 아니로구나.

토이스토리 3탄을 보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지구 온난화 사태에서 우리 애들을 어떻게 지킬까. 하는 고민에서 벗어날수 있었다.
몇 년동안 지고 다니던 짐을 벗어놓은듯 홀가분했다.

그러다가, 초딩때 읽었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라는 톨스토이 단편이 생각났다.
초딩때도 매우 감동하며 읽었었는데, 그걸 다시 읽었다.
천사 미하일이 잘못을 하고 땅으로 뚝 떨어져서
구두장이 집에 7년을 머물면서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지 3가지를 찾아내어 깨닫고는 하늘로 올라가는데,
결국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는 이야기.

사람은 모든 것이 잘 갖추어진 편안한 상태여야만 살수 있는게 아니라
사랑으로 인해 살수 있다는군.
특히 마지막 3번째로 미하일에게 깨달음을 준 장면이 그렇다.
쌍둥이를 낳고 엄마가 죽었으나, 이웃 여인의 사랑으로 엄마 없는 쌍둥이들이 잘 자라고 있는걸 보고서 미하일은 마지막 깨달음을 얻고 하늘로 올라간다.
인생이 편안할 만한 최소한의 조건도 갖추지 못한 쌍둥이인데도, 사랑이 있어서 잘 자랄수 있었다는 것. 흠.. 적어도 내가 이해하기엔 그랬다… 더 심오하게 캣치해야 할 무엇이 있었다 해도 난 모른다… 내 수준은 여기까지…

토이스토리 3탄과 왠지 통하지 않나?
내가 애들을 아무리 지켜주려고 한들 내힘으로 안되는 것들이 있을 뿐더러,
내가 지켜주려는 것들 (편안한 삶 같은 것들)이 실은 애들의 행복에 있어서 본질적 요소가 아니라는 것이다.

내 손자의 손자와 그 손자의 손자까지… 이 많은 애들을 어떻게 편안하게 지켜주나 몇 년간 고민에서 헤어나지 못했었는데,
토이스토리 3탄과 더불어 톨스토이 아저씨가 한방에 해결해 주셨으니,
이 어찌 기쁘지 않을소냐.

이제 내 자식과 grand children 들의 편안한 삶 까지는 걱정 안해도 되고,
다시 본연의 질문으로 돌아갈수 있게 되었다.
행복한 인생이란 무엇인가?
나는 어떠할 때 행복한가?

Wednesday, January 25, 2012

행복을 찾아서 - (2) 행복은 편안한 삶인가?


1.     행복은 편안한 삶인가?

“행복한 인생”이란 말에서 느껴지는 것은?
편안하고 풍요로운 느낌. 일단 직관적으로 그런 이미지들이 다가온다.
편안한 삶은 행복하겠지.
그럼 나는 애들이 편안한 삶을 살도록 써포트 해주고 가이드 해주어야겠군.
여기까지는 매우 상식적이고 논리적인 접근이다.
그런데… 그 구체적 실천방안을 구상하다가, 헤어나기 어려운 고민의 나락에 빠진다.

편안한 삶의 구체적인 모습은?
건강하고, 경제적으로 여유 있고, 사회적으로 지위도 있고, 등등등…
더 구체적으로는 금융자산 20억쯤 있고, 좋은 직업도 있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인격적으로도 훌륭하고 등등등…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그러다가 20억? 이건 너무 많은데? 하며 한발 물러나기도 하고… 좋은 직업 가지려면 좋은 대학도 보내야겠군, 이런 생각도 하고..

그러다가, 아… 내가 내 자식으로 하여금 행복한 삶을 영위하게 하고파서 행복한 인생이란 무엇인가 라는 수천년 묵은 철학적 고민마저 들쑤셔서 껴안고 있는데, 내 자식 또한 같은 심정이 아니겠는가? 하는데까지 생각이 미치게 된다.  그렇다면, 내 자식이 행복하려면 내 자식의 자식까지 행복해야 하는구나. 즉, 내 손자까지 행복해야 내 자식이 행복하겠구나!

그럼 무엇이냐. 결국 내 손자까지 행복해야 내가 행복하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인가?
마찬가지 논리로 내 손자가 편안하고 행복하려면 그놈의 손자까지 편안하고 행복해야 한다는 이야긴데, 그렇다면 내 손자의 손자놈까지 편안해야 나와 내 자식이 행복하단 얘기냐? 그게 도대체 가능하기나 한 얘기냐!! 이건 끝없는 시간의 고리 속으로 들어가는 것 아닌가.

그래서 예로부터 자손만대로 이어지라는 둥, 그런 이야기가 있는 것이로구나!
그런데 이 지구라는 조그만 별이, 자손만대가 깃들어 살만한 땅일까?

내 자식이 살아가야 할 시대에 석유가 고갈되어 대혼란이 발생하면 어떡하지?
그래서 전쟁이 일어나면 어떡하지? 그 전쟁에서 내 자식이 자기 자식을 잃기라도 하면 어떡하지?
지금 내가 누리는 온갖 문명과 편의와 물질적 풍요가 모두 사라지게 되면 어떡하지?
아니면 지구 온난화가 급속히 진행되어서 엄청난 생태계의 혼란이 일어나면 어떡하지.
그래서 지구의 생물종들이 급속히 멸종되어 가면, 그 힘든 시기를 내 자식이 어떻게 견딜수 있을까?

대체 이런 불가항력적인 것들로부터 내 자식과 내 자식의 자식을 어떻게 지켜야 한단 말이냐. 과연 지킬수나 있는 것이냐.

나는 답을 낼수 없는 이런 고민속에서 몇 년을 잠겨 있을 수밖에 없었다.
편안한 삶이 행복한 삶 맞나? 라는 의문도 옆구리에 끼고서.
답을 낼수 없으니, 헤어나올수가 없었다.


Wednesday, January 18, 2012

행복을 찾아서 - (1) 고민의 시작



1.     고민의 시작


어떤 인생을 살기 원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답하기는 어렵지 않다.
행복한 인생.
그렇지만 어떤 인생이 행복한 인생인가? 라고 물으면 어렵다.
행복한 인생을 살기 원하는데, 어떻게 사는게 행복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는…. 그래서 고민을 좀 하다가 결국 에라이 모르겠다 잘먹고 잘살면 되지 뭐. 그러고 다시 총총.. 자기 할일 하러 간다.

그런데 나는야 걱정을 달고 사는 아짐.
자기 할일 하러 갔다가 걱정땜에 다시 돌아온다.

걱정1. 내나이 70도 훌쩍 넘어 인생 끝이 보이기 시작할 때, 내인생 괜찮았나? 행복했나? 여기에 대한 답이 시원찮으면 어쩌지? (수십년 앞의 일을 땡겨 걱정하는 쎈스)
걱정2. 행복한 삶이 뭔지 모르면, 애들한테 대체 어떻게 살라고 이야기해야 된단 말인가. 애들에게 어떤 준비를 시켜서 세상에 내보내야 된단 말인가.(이건 책임감)

70 넘어서.. 내인생 별로였어..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얼마나 우울할까.. 지금 상상만 해도 우울하기 짝이 없다. 그런일이 벌어지게 하고 싶진 않다.

그리고… 정말루 우리 애들은 아주 행복~하게 살았음 좋겠다. 근데… 애들하고 관련하여 발생하는 현실적인 문제는, 예를 들어, 가방끈이 황금끈에다 길기까지 하면 행복한가? 이런거다. 황금가방끈을 메고서 행복에 가까워질수 있다면, 애들을 공부를 열~심히 시켜주면 될것인데, 과연 그런지 확신이 없는거다. 내가 애들에게 어떤 준비를 시켜줘야 하는가?

그래서 행복한 삶은 어떤 삶일까? 에 대한 답을 구하러 다닌다. 그렇다고 해서 산에 도닦으러 들어갔을리는 없고, 내 주위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일에서 힌트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집짓는 까치를 보면서 생각하기도 하고, 비싼 외제차 몰고 다니는 아짐들을 보면서 생각하기도 한다.

처음엔 내가 주관식 시험 보듯이 답안을 써보려고 하다가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서, 책에서 구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다가, 아… 이 질문이 어제 오늘의 것이 아니구나. 수천년 묵은 것이로구나 하는데까지 생각이 미친거다. 그래서, 내가 맨땅에 헤딩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로구나… 우선 훌륭한 철학자들이 쓴 고전부터 읽어야겠구나 하고 깨달았다. 인류가 드디어 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 그러니까니 석기시대에 도달한 것과 동급의 깨달음이다.

그렇다고 해서 철학책이나 고전을 미친듯이 읽었느냐. 그건 또 아니다. 그럴리가 없다. 어차피 석기시대에서 청동기시대로 가는데 한참 걸렸으니, 나도 한참 걸리겠지. 쉬엄쉬엄… 동굴에 벽화도 그려가면서, 그렇게 가는거다.

그런데 그렇게 가다가 책을 한권 만났다. 

논어, 사람의 길을 열다 (사계절 출판사)
경쾌하게 논어를 읽는 책이라는데, 청소년 용이다. 그래서 이해하기 쉽고 경쾌한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내용이 가벼운 것은 아니다. 내수준에 딱이다. ㅋㅋ
그 책을 읽다가 <안연> 편에서 극기복례 라는 말을 만났다. 이거.. 고딩때 한문시간에 배운 건데..?
그때는 해석하길.. 나를 이기고 예로 돌아가다.

이러니 사람들이 논어를 고리타분 하다고 하지. 대체 뭔소린지.. 한국말이긴 한데, 아무 의미가 없는 말이잖아. 예로 돌아간다는게 대체 무슨 뜻이냐 말이지.
그런데 이 책에서 그 뜻을 알기 쉽게 해설해준다. 아~그제서야 비로소 이해가 가면서, 내가 지금껏 행복한 삶이 무엇인가 에 대한 답을 찾아 다녔는데, 여기다가 말뚝 하나 박고 가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행복 찾아 떠난 여행.. 중간에 석기시대의 깨우침을 얻어서 돌도끼 하나 주워 들고 걸어가는 이 여행. 이 여행을 중간정산 하고 기행문을 좀 쓰고 싶어졌다.





Sunday, January 01, 2012

Monk vs Caffrey

추억속에 존재하는 탐정들이 있다.
어린 시절 즐겨 읽던 추리소설은
항상 셜록홈즈가 주인공이었다.

체크 무늬의 트렌치 코트에 파이프 담배를 항상
물고 있는 점잖은 모습이었는데, BBC의 새로운 TV 시리즈에서는
초조함과 신경질적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BBC의 셜록홈즈


셜록홈즈와 버금가는 추리 소설의 대명사는
에르큘 포와로.
역시 BBC의 고전 드라마로 탄생하였는데
원작을 충실히 재현하는데 그쳤다.
그래도 워낙 원작이 극적이면서도, 근대 영국 사회를
묘사하는 모습들이 진지해서 매우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회색 뇌세포를 이용하는 에르큘 포와로


미국을 대표하는 탐정으로는 형사 콜롬보가 있다.
각각의 한 편이 모두 추리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탄탄한 구성이 돋보였다. 형사 콜롬보가 범인을 지목할
때의 극적인 쾌감은 대단했다.


"범인은 당신이야"
비음의 성우 목소리는
광고에도 나올 정도로 유명했다.

어린 시절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던 드라마의
주인공도 세월을 못 이기고 얼마전에 타계했다.

형사 콜롬보

그 후 범죄 수사물로는 레밍턴 스틸, 제시카의 추리극장이
비슷한 시기에 국내에서 방영되었던 것 같다. 비슷한 구성으로
논리적인 추리로 범인을 찾아내는 스토리인데, 레밍턴 스틸은
머리보다는 액션, 양념처럼 여주인공과의 사랑 얘기가 있어서
전통 추리극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거리가 있다.


피어스 브로스넌 주연의 레밍턴 스틸

제시카의 추리극장은 주인공이 나이가 많아서
악당의 완력에 꼼짝없이 당할 수 밖에 없는
무기력한 상황이 매우 조마조마했다.


제시카의 추리극장

2000년대 이후 추리극을 석권하는 드라마가 등장한다.
Monk.

극심한 편집증을 가졌지만 천재적인 분석으로
범인을 지목하는 탐정인 애드리안 몽크.
그의 조력자 샤로나. 무력 지원을 하는 스톨트마이어 경감.
보는 사람을 불안하게 하는 편집증은
가끔 짜증나게 할 때가 있다.

"몽크, 멕시코에 가다" 편에서는 에피소드가 끝날 때까지
한 가지 브랜드 (시에라) 생수만을 고집하면서 목소리가
갈라질 때까지 물을 안 마시는데, 보는 사람도 짜증이 났다.

하나 더 짜증나는 장면은
샤로나가 코끼리 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것을
고치라고 하는 에피소드 "몽크, 서커스에 가다" 편이다.

자신의 눈에 들어 있는 대들보는 보지 못한다고
하는 격언을 생각나게 하는 장면이었다.


몽크와 샤로나

이러한 어리버리 캐릭터와 달리 깔끔하고 멋있는
닐 카프리.

남자가 봐도 멋있는 스타일리스트.
탐정들이 가지고 있는 논리적인 분석력과 함께
예술적인 감각과 모방의 손재주도 매력적인 극중 인물이다.


Fox TV의 White Collar 주인공 Neil Caffrey
하지만 몽크를 즐겨보게 된다.
아주 완벽한 사람보다는 어딘가 빈 구석이
있는 인물을 사랑하게 되나보다.







Tuesday, November 01, 2011

좋은 직장

흔히들 쉽게 좋은 직장과 나쁜 직장을 구분하고는 한다. 점심 시간이나 가끔 열리는 수다방을 통해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좋은 직장을 희망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직장의 모습을 그리고는 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좋은 직장이란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는가?

보통의 경우,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는 한다. 10년 후 또는 20년 후 직장내에서 자신의 모습을 말이다. 중국의 전 교육부 장관이었던 왕멍은 "나는 학생이다"라는 책에서 스스로 평생 자신의 직업은 학생이라고 말하고 있다. 스스로 항상 배울 수 있다는 것이 매우 소중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자신의 직업을 통해 끊임없이 배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직장인가? 개인의 발전이 회사의 발전과 일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Thursday, June 23, 2011

Apple과 Chanel의 닮은 점

포항공대의 오종훈 교수 세미나를 듣고 몇가지 아이디어를 더해서 Apple과 Chanel과의 서로 닮은점에 대해 정리해봤다.


1. 비싸다



분명 Apple은 케이블 하나에 4~50불로 다른 전자 제품에 비해 비싸다. 그러나 매우 싼 짝퉁을 사지 않고 비싼 명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을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비난할 수 없다. 패러다임이 변했다.


2. 매장이 서로 닮았다


맨하튼안의 5th Avenue의 Apple Shop
Apple 스토어는 매우 비효율적으로 보인다. 그 비싼 공간에 조형물을 세우고 매장은 지하에 위치하고 있다. 명품점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다. Apple 스토어가 생기기전에 우리나라 전자 제품 업계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맨하튼에 출장을 가게 되면 항상 들르는 곳은 Sony Wonder이었다. 그러나 이제 사람들이 찾아갈까? IT 업계의 트렌드는 너무 빨리 변한다. 절대 강자는 없다.

5th Avenue에 가까운 Madison Avenue에 위치한 Sony Wonder

홍콩에 위치한 Chanel Shop 
홍콩의 Chanel 매장이 Apple 매장보다 뒤늦게 오픈했는데도 우연히 서로 닮았다. 누가 누구를 따라 하는 걸까? 단순함의 미학을 서로 알고 있는 듯하다.


3. 서로 가까운 위치에 매장이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 스탠포드 캠퍼스 안에는 명품 쇼핑몰이 있다. 그 안에 위치한 Apple 스토어는 매우 고급스럽다. 긴자의 Apple 스토어도 마찬가지이다. 미국내 대부분의 전자제품들은 Fry, Bestbuy, Costco와 같은 대형 매장에서 구입하곤 한다. 실용적인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한 눈에 여러 회사의 제품들을 비교해서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Apple은 자신들만의 제품을 table위에 전시해놓고 고객들이 직접 사용해볼 수 있도록 전시해놓았다.

Stanford Shopping Center. 명품 가게들이 몰려있다.

Stanford Shopping Center에 위치한 Apple Shop


4. 신상 발표장이 닮았다.

Chanel의 발표회 2010
Apple은 App 개발자들을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컨벤션 센터에 모아놓고 1년마다 행사를 한다. 마치 패션쇼와 같은 장면을 연상하게 한다. 한번도 가보진 않았지만 패션쇼에는 어떤 사람들이 갈까? 고객들보다 패션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가지 않을까?

누군가 찍은 WWDC 발표장 2010

5. Outsourcing Manufacturing

Apple은 대부분의 제품은 outsourcing을 한다. (목록) 완제품의 조립은 대만의 Foxconn이라는 회사에서 한다. 주요 부품은 삼성, LG, Infineon과 같은 회사에서 조달한다. 대부분의 명품 제품들은 외주 회사에서 제작을 한다. 우리 나라가 전세계 명품 가방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라고 한다. 알고보니 세계 30여개 명품 핸드백 알고보니 Made in Korea 란다.


6. Retail Store를 보유
상대적으로 R&D 비율이 매우 낮고, 유통에 집중한다. SCM에 강하다. 4~5조원의 물량을 단 다섯 달만에 팔아내었다. (참조) iTunes와 Retail shop을 운영하고 있어서 지역마다 고객들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매우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경쟁자들이 지역 retail shop과 관계를 맺고 물량을 예측하는 것과 달리 고객들의 정보를 좀 더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Apple의 강점이다. 이는 명품점들이 직접 Shop을 운영하는 것과 매우 흡사하다. 명품 지주회사인 모엣 헤네시 루이비통 (LVMH)의 리포트에서는 지역별로 그들의 제품이 어떻게 팔리는지 통계를 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손쉽게 신상의 물량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7. 우와~ 해준다

순서상 나중에 말하는 것이 좀 구차해 보이기는 하지만, 명품의 가장 큰 특징은 몸에 걸치거나 들고 다니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줄 때 느끼는 과시 본능이 아닐까? 이성에게 과시하여 종족 번식을 하려고 하는 공작의 본능이 대뇌 피질 안쪽에 깊이 있는 인간의 본능과 일맥 상통하지 않을까? 


8. 평생 추억을 간직해준다

부모님의 롤렉스 시계를 생각해보면 이것도 말이 될 듯하다. 결혼할 때 서로 교환한 예물은 수십년이 지나도 남아서 시간을 거슬러 과거의 추억을 끌어내준다. 최근에 Apple이 iCloud 서비스를 공개했다.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집단의 서비스이다. 

2011년 8월경 open할 것으로 알려진 Cloud Storage 서비스
Apple 이외에 이러한 명품 전자제품을 지향하는 업체들이 있기는 하다. B&O나 BOSE와 같은 기업들이다. 이러한 명품 사업을 보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쉽게 하지 못하는 것이 있는 것 같다. 어떻게 해서 Chanel이 최고의 명품이 되었을까?

Tuesday, June 21, 2011

iPhone이 파괴적 혁신 (Disruptive Innovation)일까?

얼마전에 연세대 경영대학의 명강의로 유명한 이호욱 교수의 짧은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아래 글은 이호욱 교수의 강의 내용을 듣고 몇 가지 느낀 점과 생각을 더해서 정리해본 글이다.

작년초에 책 Innovator's Dilemma로 유명한 하버드대 크리슨텐슨 (Clayton Christensen) 교수가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chosun.com에 실린 글을 보고 알았다. 몰몬교 신자인 그는 1971년 그의 나이 19세에 한국에 선교사로 약 2년간 온 적이 있었다. 그 때 발음이 비슷한 "구창선"이라는 한국 이름도 얻었다. 그는 아직도 간단한 한국말을 구사할 수 있다.

맨 가운데 2미터의 큰 키를 가진 크리슨텐슨 교수
"성공기업의 딜레마 (The Innovator's Dilemma)"에서는 가장 강력한 기업이 왜 쓰러졌으며, 강력한 기업을 쓰러뜨린 똑같은 방법으로 자신(혁신적인 성공기업)이 경쟁자에게 쓰러질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것을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크리슨텐슨 교수는 그 후 몇 년 뒤 2005년 아래의 "성장과 혁신" 책에서 답을 하고 했다.

크린슨텐슨 교수의 두번째 히트작
아래 그래프만 보더라도 파괴적 혁신에는 두 가지가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현대차가 도요타를 이기고 있는 현상을 로우엔드 파괴적 혁신이라고 하였다. 현대차의 딜레마는 그들도 인도차와 중국차에 같은 방법으로 공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강자(Incumbent)는 공격을 받으면 결국 High end로 도망치게 된다. 다른 하나는 비소비자들을 소비자로 이끌어내는 신시장 파괴적 혁신이다. 크리슨텐슨 교수는 아래 그림에서 중국 전기자동차를 예로 들었다.
로우엔드 파괴적 혁신(Low end disruptive innovation)과 신시장 파괴적 혁신 (New Business disruptive innovation)
신시장 파괴적 혁신의 실제적인 예로 Canon의 office printer를 예로 들었다. Canon은 제록스의 대형 프린터와 경쟁한 것이 아니라 비소비를 극복하고자 하였다. 이처럼 신시장 파괴적 혁신이 되려면 몇가지 조건이 존재한다.
  1. 기존 강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업 영역이어야 한다.
  2. 비소비자를 소비자로 이끌어 내는 시장이어야 한다.
  3. 처음에는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성능을 내지 않아야한다.
여기서 몇가지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해보자.

Q. Apple의 iPhone은 파괴적 혁신일까?


Palm의 PDA 초기 모델
iPhone은 파괴적 혁신중에서 신시장 파괴적 혁신이다. 초기 스마트폰은 컴퓨터라고 부르기에는 성능이 매우 부족했다. 장난감이라고 부를만큼 성능이 좋지 않았다. 시장이 매우 작았지만 그래도 소비자가 꾸준히 초기 스마트폰을 사용했었다. 그래서 Niche가 존재하였다. 이책에서는 이러한 영역이 대박 성공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곳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iPhone은 이전에 스마트폰이나 PDA폰을 사용하지 않던 많은 비사용자들을 사용층으로 끌어냈다. 처음 성공한 iPhone을 지속적으로 혁신하여 제품가격도 경쟁력을 갖게 되었다. 잉여 소비자가 생길 때까지 Apple은 많은 파이를 가져갈 것이다.

Q. 왜 Danger의 Sidekick은 파괴적 혁신이 될 수 없었을까?

비소비자를 소비자로 이끌어내는 신시장 파괴혁신의 성공확률은 매우 낮다. 사이드킥은 이전의 휴대폰에 비해 분명히 획기적이었다. 화면이 올라가는 느낌이나 Qwerty 자판의 자연스러움. 그러나 비소비자를 소비자 영역으로 이끌어 내기에는 충분하지 못했다. John Maeda 교수가 얘기하는 Simplicity 철학은 소비자 영역으로 끌어드릴만큼 gap jump를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Sidekick은 gap을 넘기에는 창의력이 부족했다. 하지만, 어떤 규칙이 있는것이 아니다. 단지 창의력이 해답이다. 소비자는 선택을 할 뿐이다.

Q. 우리가 파괴적인 혁신을 하려면 어떤 능력을 가져야 할것인가?

크리슨텐슨 교수는 세 가지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한 개인에게 혁신을 의존하지 않으려면 1) 기존 프로세스의 혁신, 2) 기업내 가치의 혁신, 3) Resource의 재배치. 한 마디로 기업문화가 변화해야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만약 기업 문화가 그대로이라면 지속적 혁신을 할 수 있지만 파괴적 혁신은 만들어 낼 수 없다.

Q. Outsourcing은 언제할 것인가?
Apple은 모든 제품을 Foxconn이라는 대만 회사를 통해 제조 생산하고 있다. 2011년 150조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는 회사가 제조 라인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크리슨텐슨 교수는 파괴적 혁신이 소비자가 만족하는 범위안에 들었을 때 지속적 혁신을 하게 되고, 지속적 혁신만으로도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을때 outsourcing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했다. 가장 인정 받는 혁신 이론가이면서 CEO를 오랫동안 했었던 크리슨텐슨 교수의 이론이 맞다면, 우리 나라의 많은 제조업들이 더욱 outsourcing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인가?

Q. 우리나라는 신시장 파괴적 혁신을 하는 기업이 없는가?
아마도 찾아보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부분 로우엔드 파괴적 혁신을 성공한 기업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파괴적 혁신을 시도하기에는 우리 나라 기업들이 위험을 감수하지 못하는 구조이다. 구조적 문제인 것이다. 조금만 실패해도 비난하는 문화, 실패하면 범죄자가 되거나 노숙자가 되어야만 하는 상황. 언제쯤 우리나라도 실리콘벨리와 같은 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