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une 23, 2011

Apple과 Chanel의 닮은 점

포항공대의 오종훈 교수 세미나를 듣고 몇가지 아이디어를 더해서 Apple과 Chanel과의 서로 닮은점에 대해 정리해봤다.


1. 비싸다



분명 Apple은 케이블 하나에 4~50불로 다른 전자 제품에 비해 비싸다. 그러나 매우 싼 짝퉁을 사지 않고 비싼 명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을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비난할 수 없다. 패러다임이 변했다.


2. 매장이 서로 닮았다


맨하튼안의 5th Avenue의 Apple Shop
Apple 스토어는 매우 비효율적으로 보인다. 그 비싼 공간에 조형물을 세우고 매장은 지하에 위치하고 있다. 명품점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다. Apple 스토어가 생기기전에 우리나라 전자 제품 업계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맨하튼에 출장을 가게 되면 항상 들르는 곳은 Sony Wonder이었다. 그러나 이제 사람들이 찾아갈까? IT 업계의 트렌드는 너무 빨리 변한다. 절대 강자는 없다.

5th Avenue에 가까운 Madison Avenue에 위치한 Sony Wonder

홍콩에 위치한 Chanel Shop 
홍콩의 Chanel 매장이 Apple 매장보다 뒤늦게 오픈했는데도 우연히 서로 닮았다. 누가 누구를 따라 하는 걸까? 단순함의 미학을 서로 알고 있는 듯하다.


3. 서로 가까운 위치에 매장이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 스탠포드 캠퍼스 안에는 명품 쇼핑몰이 있다. 그 안에 위치한 Apple 스토어는 매우 고급스럽다. 긴자의 Apple 스토어도 마찬가지이다. 미국내 대부분의 전자제품들은 Fry, Bestbuy, Costco와 같은 대형 매장에서 구입하곤 한다. 실용적인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한 눈에 여러 회사의 제품들을 비교해서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Apple은 자신들만의 제품을 table위에 전시해놓고 고객들이 직접 사용해볼 수 있도록 전시해놓았다.

Stanford Shopping Center. 명품 가게들이 몰려있다.

Stanford Shopping Center에 위치한 Apple Shop


4. 신상 발표장이 닮았다.

Chanel의 발표회 2010
Apple은 App 개발자들을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컨벤션 센터에 모아놓고 1년마다 행사를 한다. 마치 패션쇼와 같은 장면을 연상하게 한다. 한번도 가보진 않았지만 패션쇼에는 어떤 사람들이 갈까? 고객들보다 패션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가지 않을까?

누군가 찍은 WWDC 발표장 2010

5. Outsourcing Manufacturing

Apple은 대부분의 제품은 outsourcing을 한다. (목록) 완제품의 조립은 대만의 Foxconn이라는 회사에서 한다. 주요 부품은 삼성, LG, Infineon과 같은 회사에서 조달한다. 대부분의 명품 제품들은 외주 회사에서 제작을 한다. 우리 나라가 전세계 명품 가방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라고 한다. 알고보니 세계 30여개 명품 핸드백 알고보니 Made in Korea 란다.


6. Retail Store를 보유
상대적으로 R&D 비율이 매우 낮고, 유통에 집중한다. SCM에 강하다. 4~5조원의 물량을 단 다섯 달만에 팔아내었다. (참조) iTunes와 Retail shop을 운영하고 있어서 지역마다 고객들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매우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경쟁자들이 지역 retail shop과 관계를 맺고 물량을 예측하는 것과 달리 고객들의 정보를 좀 더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Apple의 강점이다. 이는 명품점들이 직접 Shop을 운영하는 것과 매우 흡사하다. 명품 지주회사인 모엣 헤네시 루이비통 (LVMH)의 리포트에서는 지역별로 그들의 제품이 어떻게 팔리는지 통계를 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손쉽게 신상의 물량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7. 우와~ 해준다

순서상 나중에 말하는 것이 좀 구차해 보이기는 하지만, 명품의 가장 큰 특징은 몸에 걸치거나 들고 다니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줄 때 느끼는 과시 본능이 아닐까? 이성에게 과시하여 종족 번식을 하려고 하는 공작의 본능이 대뇌 피질 안쪽에 깊이 있는 인간의 본능과 일맥 상통하지 않을까? 


8. 평생 추억을 간직해준다

부모님의 롤렉스 시계를 생각해보면 이것도 말이 될 듯하다. 결혼할 때 서로 교환한 예물은 수십년이 지나도 남아서 시간을 거슬러 과거의 추억을 끌어내준다. 최근에 Apple이 iCloud 서비스를 공개했다.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집단의 서비스이다. 

2011년 8월경 open할 것으로 알려진 Cloud Storage 서비스
Apple 이외에 이러한 명품 전자제품을 지향하는 업체들이 있기는 하다. B&O나 BOSE와 같은 기업들이다. 이러한 명품 사업을 보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쉽게 하지 못하는 것이 있는 것 같다. 어떻게 해서 Chanel이 최고의 명품이 되었을까?

Tuesday, June 21, 2011

iPhone이 파괴적 혁신 (Disruptive Innovation)일까?

얼마전에 연세대 경영대학의 명강의로 유명한 이호욱 교수의 짧은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아래 글은 이호욱 교수의 강의 내용을 듣고 몇 가지 느낀 점과 생각을 더해서 정리해본 글이다.

작년초에 책 Innovator's Dilemma로 유명한 하버드대 크리슨텐슨 (Clayton Christensen) 교수가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chosun.com에 실린 글을 보고 알았다. 몰몬교 신자인 그는 1971년 그의 나이 19세에 한국에 선교사로 약 2년간 온 적이 있었다. 그 때 발음이 비슷한 "구창선"이라는 한국 이름도 얻었다. 그는 아직도 간단한 한국말을 구사할 수 있다.

맨 가운데 2미터의 큰 키를 가진 크리슨텐슨 교수
"성공기업의 딜레마 (The Innovator's Dilemma)"에서는 가장 강력한 기업이 왜 쓰러졌으며, 강력한 기업을 쓰러뜨린 똑같은 방법으로 자신(혁신적인 성공기업)이 경쟁자에게 쓰러질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것을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크리슨텐슨 교수는 그 후 몇 년 뒤 2005년 아래의 "성장과 혁신" 책에서 답을 하고 했다.

크린슨텐슨 교수의 두번째 히트작
아래 그래프만 보더라도 파괴적 혁신에는 두 가지가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현대차가 도요타를 이기고 있는 현상을 로우엔드 파괴적 혁신이라고 하였다. 현대차의 딜레마는 그들도 인도차와 중국차에 같은 방법으로 공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강자(Incumbent)는 공격을 받으면 결국 High end로 도망치게 된다. 다른 하나는 비소비자들을 소비자로 이끌어내는 신시장 파괴적 혁신이다. 크리슨텐슨 교수는 아래 그림에서 중국 전기자동차를 예로 들었다.
로우엔드 파괴적 혁신(Low end disruptive innovation)과 신시장 파괴적 혁신 (New Business disruptive innovation)
신시장 파괴적 혁신의 실제적인 예로 Canon의 office printer를 예로 들었다. Canon은 제록스의 대형 프린터와 경쟁한 것이 아니라 비소비를 극복하고자 하였다. 이처럼 신시장 파괴적 혁신이 되려면 몇가지 조건이 존재한다.
  1. 기존 강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업 영역이어야 한다.
  2. 비소비자를 소비자로 이끌어 내는 시장이어야 한다.
  3. 처음에는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성능을 내지 않아야한다.
여기서 몇가지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해보자.

Q. Apple의 iPhone은 파괴적 혁신일까?


Palm의 PDA 초기 모델
iPhone은 파괴적 혁신중에서 신시장 파괴적 혁신이다. 초기 스마트폰은 컴퓨터라고 부르기에는 성능이 매우 부족했다. 장난감이라고 부를만큼 성능이 좋지 않았다. 시장이 매우 작았지만 그래도 소비자가 꾸준히 초기 스마트폰을 사용했었다. 그래서 Niche가 존재하였다. 이책에서는 이러한 영역이 대박 성공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곳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iPhone은 이전에 스마트폰이나 PDA폰을 사용하지 않던 많은 비사용자들을 사용층으로 끌어냈다. 처음 성공한 iPhone을 지속적으로 혁신하여 제품가격도 경쟁력을 갖게 되었다. 잉여 소비자가 생길 때까지 Apple은 많은 파이를 가져갈 것이다.

Q. 왜 Danger의 Sidekick은 파괴적 혁신이 될 수 없었을까?

비소비자를 소비자로 이끌어내는 신시장 파괴혁신의 성공확률은 매우 낮다. 사이드킥은 이전의 휴대폰에 비해 분명히 획기적이었다. 화면이 올라가는 느낌이나 Qwerty 자판의 자연스러움. 그러나 비소비자를 소비자 영역으로 이끌어 내기에는 충분하지 못했다. John Maeda 교수가 얘기하는 Simplicity 철학은 소비자 영역으로 끌어드릴만큼 gap jump를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Sidekick은 gap을 넘기에는 창의력이 부족했다. 하지만, 어떤 규칙이 있는것이 아니다. 단지 창의력이 해답이다. 소비자는 선택을 할 뿐이다.

Q. 우리가 파괴적인 혁신을 하려면 어떤 능력을 가져야 할것인가?

크리슨텐슨 교수는 세 가지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한 개인에게 혁신을 의존하지 않으려면 1) 기존 프로세스의 혁신, 2) 기업내 가치의 혁신, 3) Resource의 재배치. 한 마디로 기업문화가 변화해야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만약 기업 문화가 그대로이라면 지속적 혁신을 할 수 있지만 파괴적 혁신은 만들어 낼 수 없다.

Q. Outsourcing은 언제할 것인가?
Apple은 모든 제품을 Foxconn이라는 대만 회사를 통해 제조 생산하고 있다. 2011년 150조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는 회사가 제조 라인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크리슨텐슨 교수는 파괴적 혁신이 소비자가 만족하는 범위안에 들었을 때 지속적 혁신을 하게 되고, 지속적 혁신만으로도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을때 outsourcing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했다. 가장 인정 받는 혁신 이론가이면서 CEO를 오랫동안 했었던 크리슨텐슨 교수의 이론이 맞다면, 우리 나라의 많은 제조업들이 더욱 outsourcing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인가?

Q. 우리나라는 신시장 파괴적 혁신을 하는 기업이 없는가?
아마도 찾아보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부분 로우엔드 파괴적 혁신을 성공한 기업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파괴적 혁신을 시도하기에는 우리 나라 기업들이 위험을 감수하지 못하는 구조이다. 구조적 문제인 것이다. 조금만 실패해도 비난하는 문화, 실패하면 범죄자가 되거나 노숙자가 되어야만 하는 상황. 언제쯤 우리나라도 실리콘벨리와 같은 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