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August 18, 2013

미서부여행 둘째날 - LA 구경

둘째날은 일어나자마자 게티센터로 향했다. 주변 친구들에게 이번 LA에 놀러가면 게티센터에 가겠다고 했더니 반응이 크게 두가지로 나뉘었다. 정말 훌륭한 선택이라고 하는 사람들과 별로 볼 것 없다고 하는 사람들.
호불호가 갈리는 곳이다. 아름다운 자연경관도 좋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건축물도 여행중에 하나 즐길만 하지 않을까. 게티센터는 Jean Paul Getty라는 미국의 부호가 수조의 기부금으로 만들어진 박물관과 마을이다. 박물관의 설계는 Richard Meier가 맡았다. 사진으로 담기 어려운 자연과 인공미가 어울어진 공간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인공적인 건축물이 어우러진 Getty Center

일요일 아침에 도착했더니 나갈때 주차비만 받는다. 15$ 정도였던 것 같다. 입장료, 오디오 가이드가 모두 무료다. 한글로 가이드가 있기는 했지만, 몇 개 특별전만 설명이 있었다. 어차피 예술에는 문외한이라서 영어 가이드로도 충분했다. 르네상스 시대의 미술품과 빛의 화가 램브란트의 작품들이 많이 보였다.  그 시대의 옷, 책, 가구, 공예품도 같이 전시되어 있다.  야외 카페에 앉아 있으니, 햇살은 따가우나 그늘은 너무 쌀쌀했다. 하체는 햇빛에, 상체는 그늘에 걸쳐 앉아 있는 기분이 아직도 느낌으로 남아 있다.

El Greko의 십자가의 예수

이번 여행에서 다시 가고 싶은 곳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Getty Center이다.

Getty Center에서 나와서 Beverly Hills와 LA 다운타운을 가로질러 코리안타운에 왔다. Beverly Hills 에는 일요일 낮에 조깅하는 사람을 마주칠 수 있었는데, 특별한 감흥은 없었다. 여기가 이렇게 비싼 동네인가?

점심식사로 향한 곳은 yelp에서 찾은 한국 식당.  나름 이 동네에서 유명한 곳인가 보다. 총 여행기간 8일 동안 다섯번 정도 한국 식당에 간 것 같다. 그 중 이 곳은 다운타운에 굉장히 넓은 주차장을 끼고 있는 것이 신기했다.  다른 도시에서 볼 수 없었던 깔끔함과 일사불란한 종업원의 모습이 또한 인상적이었다.

역시 큰 도시의 유명한 식당은 널직한 주차장도 있다. @북창동 순두부 (BCD Tofu House)

밥을 먹고 정신을 차리니 가족들이 서점에 가자고 조른다. 대단한 체력들이다. 아직 시차 적응으로 피지컬이 정상이 아닌데. 구글맵에 나온 Barnes & Noble이 찾아가보니 없다. 건물 전체가 공사중이다. 바로 포기하고 자연사 박물관 (Natural History Museum)으로 향했다.


자연사 박물관
거대한 공룡의 뼈나 박제들이 아이들의 눈을 끌지 못했다. 그만 아이들이 커버린 것도 있겠고, 살아있는 생물과는 다르니까. 나중에 간 수족관에서 아이들의 환호성과 죽은 박제들의 보였던 무관심의 태도는 다를 수 밖에 없었다. 자연사 박물관은 미국 정부에서 운영하는 듯하다. 왜냐하면 입장료가 상당히 비쌌던 것 같다.




박물관을 나왔더니 계속 서점에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부른다. Glendale Galleria Shopping mall의 Barnes & Noble에 갔다. 약간 파손된 책 밖에 없어서 새책을 달라고 했더니 10% 할인을 해준다. 일요일에 사람들이 어디갔나 했는데 모두 쇼핑몰에 왔나보다. 사람들이 많다.


석양이 드리운 Griffith 천문대

책을 몇 권 사고나서 야경이 멋있다는 Griffith 천문대로 향했다. 주차를 하고 5~10분은 걸어야 천문대가 있다. 여기도 사람들이 많아서 화장실을 이용하기 어렵다. 밤 날씨는 매우 쌀쌀하고 산위라서 바람이 많이 분다. 많은 사람들이 후드티나 모자달린 북쪽얼굴 상표의 바람막이 옷을 입고 있다. 덥고 습한 여름의 나라에서 온 대한민국 가족은 카디건을 준비했더니, 너무 추워서 오래 버틸 수가 없었다. 고장난 망원경에 25센트 주화 하나를 버리고 도망치듯 나왔다. 몇 장의 아름다운 석양 사진은 건졌다.

Griffith에서 바라본 Hollywood 

그냥 아무데나 중국집에서 대충 떼우고, 디즈니랜드가 있는 Anaheim의 호텔로 향했다.

Getty Center, Griffith 천문대 모두 미국의 유명한 기업가들이 기부한 곳이다. 많은 관광객, 미국인들이 찾아보고 그들의 어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장소가 된 것 같다. 좋은 풍토(떼루아)가 고급 포도주를 만들듯, 좋은 환경이 인재를 만들어낸다. 이런 곳에서 미국의 유명한 기업가들이 탄생했다.



























Saturday, August 17, 2013

미서부여행 첫째날 - 미국 도착과 LA 북부 Santa Clarita

샌프란시스코 공항은 터미털, 렌터카, 주차장이 트레인으로 이어진다. 매우 편리하고 아름다운 공항이다.  렌트카에서 차를 픽업해서 나올때 국제운전면허증이 필요하다.

비행기에서 내리니 아이들이 엄마 흉내를 낸다.

"느끼한 음식 때문에 힘들어"

출장나와서 자주가는 한국 식당을 향했다. 산호세 El Camino Real 도로 근처에는 한식당들이 모여있다. 몇가지 유명한 식당이 있는데 그중에서 간단히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에 갔다. 주인 아저씨가 굉장히 친절해서 유명하다.  아이들이 원해서 주문한 라면 순두부가 독특하다.

라면이 들어가 있는 순두부, @소공동순두부 (SGD Tofu)

샌프란시스코와 LA는 5번 Freeway로 다섯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다. 교통이 막히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고 서부 해안도로 (CA-1)으로 가게되면 세네시간은 더 걸리는데 경치가 좋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날은 5번 Freeway로 빨리 내려가고, 올라올 때는 서부 해안도로와 Freeway 101으로 올라왔다.


대략 이런 느낌의 도로

우리나라는 굉장히 습하고 더운 8월.  LA 근처는 기온은 높지만 습도가 낮아서 우리나라 초가을 날씨와 비슷한 것 같다. 아주 맑은 하늘, 그늘 아래는 시원한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온다.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해서 항상 가디건을 입고 다녀야할 정도이다. 중학교 사회시간에 배웠던가. 미국의 캘리포니아는 지중해성 기후이다.

San Luis 저수지 101과 5번 도로 사이를 잇는 152 도로에서 볼 수 있다.
갑자기 나타난 San Luis 저수지를 길 오른편으로 보게 되는데 규모에 깜짝 놀랐다. 댐을 만들어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호수이다. 산호세부터 펼쳐지는 노란 풀밭은 말라죽은 풀밭처럼 보인다. 비가 오질 않으니 식물이 자라날 수 없나보다. 우기가 되면 초록색이 듬성듬성 보이는 풀밭으로 경치가 변한다고 하는데 본적은 없다. 이러한 사막과 같은 드넓은 지역에서 농사를 지으려면 이런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필요하겠다.

별로 쉬지 않고 달렸는데 이대로 가다간 아무것도 못 먹고 밤에 호텔에 도착할 것 같다. 그래서 들린 곳이 인앤아웃버거. 주변에 농장만 있어서 그런지 샌프란시스코나 산호세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일단 매장안에 많은 파리들이 당황하게 만들었다.

나름 괜찮았는데 가족들의 만족도는 낮았다

Santa Clarita 호텔은 LA 북부의 Castaic 산을 넘어가면 멀리 LA 도시가 보일 때쯤 나타난다. 나무가 거의 없는 황무지 산이다. 그래도 미국산이다. 자동차가 산을 오를때 높은 RPM으로 비명을 지른다. 어느덧 가득 채워졌던 기름이 바닥을 향해간다.  주유를 하기 위해서 들른 곳 Shell 주유소다. 오랜만에 셀프 주유소가 어색하다. 신용카드 결재할 때 ZIP 코드를 물어본다. 예전에 살던곳을 넣어도 승인이 된다. 이번 여행에서는 100% 승인이 되었지만, 어느 주유소는 가끔 Certificate Error가 나서 점원을 찾을 때도 있다.

기름 넣으면서 찍은 산과 석양

이번 여행의 호텔은 모두 Marriott Chain으로 예약했다. Fairfield Inn < Courtyard < Residence Inn < Hotel 순으로 가격이 비싸다. 4인 가족을 위한 Double Bed 방을 예약했다. 다운타운에 가까울수록 가격이 비싼데 모두 2백불보다 싸게 예약했다. 10여년을 모은 마일리지를 하룻밤 방을 빌리는데 사용했다.


첫째날은 미국에 도착해서 시차 적응하고 드라이브하는데 보냈다. 아이들은 설레고, 와이프도 오랜만에 오는 미국 풍경에 기분이 좋은 듯하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LA, 샌프란시스코) 여행

2013년 여름에 미국 서부를 여행하기로 했다. 여행 목적은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세상은 넓다는 것을 보여주고 추억을 전해주기 위해서이다. 비용이 상당히 들기 때문에 큰 결심이 필요했다.

가족 (성인2, 초등2)들이 여행을 가기전에 준비한 것
- 전자여권 : 구청
- ESTA : online으로 신청.
- 국제운전면허증 : 운전면허 시험장
- 항공권 :  항공사 Site
- 달러: 환전
- 호텔 예약
- 렌터카 예약
- 여행자 가방
- 선글라스, 선블럭

여름 성수기에 항공권을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국내 항공사는 너무 비싸서, 결국 그래도 저렴한 UA에 항공 티켓을 구입했다. 항공티켓을 싸게 구입하는 방법은 한 도시로 들어갔다 나오고, 사람들이 덜 이용하는 월요일에 한국에 도착하는 티켓을 구입하면 와중에 저렴하다. 가격 때문에 결국에는 내가 먼제 입국하고 나머지 가족들은 하루 더 있다가 입국하는 여정을 선택했다.

공항버스는 가족 할인이 된다. 어린이 1명 비용을 할인해준다. 왕복티켓을 미리 구입하면 저렴하기는 하지만, 가족할인이 몇 천원 더 저렴하다.

여행준비를 하기 위해서 자신만만 세계여행 미국편을 구입해서 읽어봤다.

인터넷에서 모두 알수 있는 정보이긴 하지만 책을 읽어보는 것이 편하다.

여러번 샌프란시스코를 출장간 경험과 예전에 덴버에서 산타페를 자동차로 여행했던 경험을 되살려 여행일정을 짰다. 아이들에게 무리가 되지 않을까 염려하여 가능한 호텔 간격을 촘촘하게 짰다. 그러나 기우였다. 아래 일정을 소화하는 것은 어른이 힘들었지 아이들은 말짱했다.


운전 루트

<여행 일정 요약>

첫쨰날
  12PM  샌프란시스코 공항 도착
    2PM   El Camino Real 에 있는 한식당에서 순두부찌개 (SGD Tofu House)
    6PM   5번 Freeway의 In&Out 버거
    8PM   호텔 도 착 : Santa Clarita  

둘째날
  10AM   Getty Center
  12PM   BCD 순두부
    3PM   자연사 박물관
    5PM   Barnes & Nobles
    7PM   Griffith 천문대
  10PM  호텔 : Anaheim

세째날
  하루종일 디즈니랜드

네째날
  하루종일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

다섯째날
  오전 쇼핑몰 : South Coast Plaza
   3PM   Long Beach
   11PM 호텔 : Santa Maria

 여섯째날
   3PM 호텔 : Salinas
   4PM : Aquarium
   6PM : Carmel
   9PM : 호텔 : South San Francisco 

일곱번째날
   11AM : Fisherman's Wharf (39Pier)
   12PM : Crab House
   4PM : Golden Gate Bridge
   6PM : Um Ma Son 엄마손 (저녁식사)
   7PM : Lombard Street, Russian Hill

여덟번째날
  10AM : Union Square

아홉번째날
  10AM : 샌프란시스코 공항 출발
  끝

일정을 정리하다보니 모든 장소에 홈페이지가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기 전에도 열심히 읽어보지 않았었는데, 미국은 컨텐츠를 잘 만들어 내고 구조화한다.

구글에서 경포대 해수욕장을 검색해보았다. Carmel이나 Golden Gate Bridge를 검색할 때와는 달리 펜션 사이트나 Wikipedia의 정보가 보인다. 조악한 moving gif 이미지로 채워진 펜션 사이트와 Carmel 홈페이지를 비교해보면 어디를 가고 싶을까?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여행 목적을 달성했나 돌이켜보면 백점은 아닌 것 같다. 미국이란 선진국이 넓고 다양한 것이 있다는 것은 아주 조금 깨달은 것 같고, 디즈니랜드만 좋단다.

Saturday, April 06, 2013

디지털 시대의 혁신

태어나서 한 살도 안된 아이가 태블릿 컴퓨터로 할아버지, 할머니와 화상 통화를 하고 -- 물론 아이의 엄마가 도와줬겠지만-- 다섯살 아이가 스스로 컴퓨터를 켜고 쥬니버에 가서 게임을 하는 세상이다. 이 시대의 아이들에게는 인터넷, 컴퓨터가 일하기 위해 배워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다.

디지털 세상에서는 남들보다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인 개선을 해서 경쟁하는 것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능, 새로운 아이디어가 제품화되는 혁신이 동반되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다. 

디지털 세상은 컴퓨터, 네트워크의 발전으로 생겼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디지털 세상에세는 기술, 엔지니어링보다 디자인, 예술의 가치가 중요하게 되었다. 인간중심의 새로운 기능이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러한 혁신은 기업에 고용된 사람들의 고민에서 나오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가지 사업에 집중하다보면 고정관념에 빠지게 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혁신은 소비자 참여, 개방형 플랫폼, 집단지성 (Crowdsourcing)에서 나오는 것이다. 경쟁에서 이기고 지속가능한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는 Design, Sourcing, 유통, 개발이 cycle을 만들고 그 주기가 빠를수록 경쟁력있는 플랫폼이 된다. 

Devops를 표방한 Me2day가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이 되었으나 아무리 혁신을 동반해도 이미 성숙된 서비스(Twitter)가 있는 곳을 파고들기는 쉽지 않다. 남들보다 성능이 좋은 기능, 제품, 조금더 큰 스크린보다 색다른 재미, 반짝이는 컨셉에 점차 소비자들은 열광을 보내는 시대가 된 것이다.    


Saturday, January 12, 2013

12월 한겨울에 코타키나발루 여행하기

2012년 12월과 2013년 1월 우리나라 겨울은 너무나도 춥다. 추워도 너무 춥다. 와중에 마나님의 선견지명으로 몇 년전부터 준비한 우리 가족의 최초 해외여행지는 코타키나발루.

처음 여행지 이름을 들었을때 내 반응
'발리, 푸켓, 괌, 사이판, 세부, 보라카이'는 알겠는데 코타키나발루는 뭐지?

여행 며칠을 남겨놓고 웹사이트를 뒤져가며 공부.

우리나라에서 비행기로 다섯시간. 직항 있음.

코타 키나발루 (Kota Kinabalu)는 키나발루가 있는 도시라는 뜻. 코타 키나발루는 그린란드, 뉴기니섬 다음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보루네오섬 북서편 끝자락에 있는 도시. 적도에 매우 가까와서 강렬한 태양과 무더운 기후의 도시. 하지만, 키나발루산과 숲으로 이뤄진 보루네오섬의 자연 환경 탓으로 습도가 그리 높지 않고, 깨끗한 자연 환경을 가지고 있다.

보통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람이 죽으면 하늘나라로 간다고 믿고 있는데,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키나발루산으로 간다고 믿고 있다. 매우 신성하게 생각하는 산인데 등산의 출발지가 해발 0에 가까워서 히말라야 등정을 하는 등산가들이 준비과정으로 많이 가는 산이라고 한다.

적도 근처이지만 만년설을 가지고 있는 동남아 최고봉 키나발루산
등산을 좋아해서 키나발루산 근처라도 가보고 싶기는 하지만, 가족들 데리고 생고생을 할 수는 없는 것. 그냥 공부하는 것으로 만족.

말레이시아 영토 면적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영토도 간척사업으로 면적이 늘어났는데, 최근에는 환경파괴의 원인이라고 해서 자제하는 분위기.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가장 깨끗하고 자연친화적인 방법으로 나라 면적이 확장되고 있다. 바로 자연 그 자체.

새끼를 낳는 나무 맹그로브. 신기하다.
맹그로브나무는 육지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면서 해수, 담수가릴 것 없이 새끼나무를 퍼뜨린다. 씨앗이 싹을 틔고 어느 정도 자란 다음에 옆으로 떨어져나가는 형태로 번식을 한다고. 맹그로브 덕분에 말레이시아는 열대 청정지역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맹그로브가 자랄 수 있는 적절한 기후가 되질 못해서 안타깝게 가져올 수가 없다고. 중국 남부지역에서도 망가진 자연 환경을 복구하기 위해 맹그로브 도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설정 - 바닷가에서 독서중
해변을 끼고 있는 휴양지에서 4박을 했는데, 3박 정도가 적당한 듯. 쉬는 것도 익숙한 사람들이 하는 것. 좋기는 하지만 반복되는 일과 운동에 길들여 살아왔더니 좀이 쑤셔서. 아침마다 해뜨는 즈음에 해변을 뛰는 것이 가장 인상적. 마주치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조그만 게 (옆으로 기는 게). 우리나라 해변처럼 많은 미생물들이 보이지 않는 것도 다른 점.

이런 바닷가를 반바지와 반팔 셔츠만 입고 뛰는 것을 상상해보세요
우리나라 서해안과 비슷하게 바닷물의 깊이가 얕다. 그러나 조개, 굴껍질을 찾기 힘들 정도로 깨끗. 너무 깨끗해서 동물이 없나보다. 가끔 보이는 것은 산호. 그래서인지 비린 바닷물 냄새가 나지 않는다. 가끔 반대편에서 뛰어오는 외국인 아저씨. 백인 아저씨들은 햇빛이 그리웠나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웬만하면 햇빛을 피하고 싶은데, 그들은 햇빛이 있는 곳을 찾아 가는 것 같다. 그냥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뛰고 있다.

애들은 게잡는 데 정신없고, 어른들은 휴식
필수 준비물: 선블럭, 선글라스
절대하지 말아야할 것: 산호, 조개껍질 등 동식물 채취 금지
낮에본 바닷가
이런 천연 자원과 청정 지역을 가지고 있는 나라에도 저주 받은 것이 있었으니, 말레이시아 국민성. 게으르다. 식민지로 영국, 일본 등의 지배를 6백년간 받아오다가 1960년대에 독립. 가뜩이나 게으른데다가 목숨을 위협받으면서 살아온 민족의 습관까지 더해져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매우 답답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예를 들어, 식당에서 "물 좀 주세요" 하면 종업원이 알았다고 대답을 한다. 그러나 가져오지 않는다. 대여섯번 하다가 결국 참지못한 우리 나라 사람들은 직접 가져다가 마신다. 이럴 경우가 8~90%. 심지어는 리조트나 호텔에서도 그렇다. 믿지 못하겠다고?

짧게 사라지는 아쉬운 석양
또 하나의 장면. 리조트 해변가에서 독서중이다가 어떤 백인 할아버지가 화를 내는 장면을 목격. 주변에 여러명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말레이시아인 리조트 직원. 할아버지는 잔디밭을 가리키면서 역정을 내고 있었다. 할아버지와 말레이시아인 무리가 점차 멀어지고, 그 중 한 명의 말레이시아 사람이 내 쪽으로 다가왔다. 내가 말을 걸었다.

나: "저 할아버지는 누구니?"

직원: "이 리조트 주인"

나: " 왜 화내니?"

직원: "화를 내고 있는데, 나도 이유를 몰라"

그 이전에 잔디를 깎고 있었고, 엉터리로 한 것이 뻔히 보이는데. 커다란 야자수 잎이 잔디밭 위에 떨어져 있는 것을 도착한 날부터 봤는데, 떠날때까지 그대로였다. 잔디밭을 가꿀 생각이 없는 것. 우리나라 같으면 복창 터질 일이다.

공원에 있는 표지판
말레이시아는 회교국이다. 정식 국어로 아랍어도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태형이 존재하고, 마약을 소지하는 정도의 위법을 할 경우, 법정에 가지 않고, 바로 사형을 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그 만큼 치안이 잘 되어 있다. 최근 이슬람 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서 바라보는 시각도 변하고 있다. 전 세계 3분의 1을 차지하는 이슬람. 기독교와 가장 가까운 교리를 가지고, 같은 유일신을 믿으면서도 가장 사이가 좋지 않은 종교. 

코타 키나발루 바닷가에 있는 이슬람 사원
종교 학자들은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유대교보다 더 가까운 교리를 갖고 있다던데. 이슬람교는 평화를 사랑하고 자기 절제의 종교인데, 시아파 중 아주 극소수가 과격하다고 한다. 순니파와 시아파가 서로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도 왜곡된 사실이라고 하는데. 

Equilibrium
도올의 "중용 인간의 맛" 이란 책을 휴가 기간에 읽었다. 중용은 "과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은 것"라고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틀렸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철학은 그냥 복잡하고 현학적인 것이라고 생각해왔으나, 나이가 들면서 선각자들의 지혜를 많은 노력을 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철학책을 읽는 것이란다. 중용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함께 휴가 기간에 몸과 마음의 equilibrium을 만들어 보려 했으나.

다시 일상속으로 "고!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