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March 31, 2010

iTunes의 역사

John Maeda 교수는 "Apple의 iPod는 iTunes가 없다면 플라스틱 덩어리일 뿐" 이라고 평을 했다. John Maeda 교수가 디자인에 대해서 몰라서 그렇게 말했을까? 그는 디자인과 공학의 학제간 연구를 해오고 있어서 디자인 분야의 석학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있다. 그러한 그가 iPod의 귀여운 디자인보다 그 이면의 편리함과 단순함을 가능하게 하는 Software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iTunes의 역사는 2001년부터 시작된다.

Steve Jobs의 복귀와 함께 Apple이 화려하게 부활하기 시작한 시점은 iPod가 출시된 시점과 일치한다. 하드디스크를 내장한 최초의 iPod는 2001년 10월 23일 시장에 나왔다. 그 후로 Flash 메모리가 내장된 터치, 나노, 셔플이 나왔다. iPod 출시 되기 이전에 iTunes가 세상에 나왔다. 2000년 초에 SoundJam MP라는 애플리케이션이 메킨토시에서 쓸수 있었다. 이것이 iTunes의 효시라고 한다. 공식적인 최초의 iTunes1.0은 2001년 1월 9일에 출시되었다. iPod가 출시되기 이전에 약 10개월 전에 출시된 것이다. 제품을 기획하고 시장에 내놓으려면 아무리 짧아도 1년여의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나 한번도 시장에 나오지 않은 새로운 컨셉을 하려면 더 많은 시간과 고민이 필요하다. 즉 iPod가 기획되고 있을 때부터 iTunes는 iPod를 쓰기 쉽게 도와주는 소프트웨어일 뿐만 아니라 iTunes Store까지의 확장이 고려되었을 것이라고 추측들을 한다.

메킨토시에는 iTunes 뿐 아니라 iPhoto, iMovie와 같은 tool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iMovie는 비디오를 편집하는 소프트웨어다. 최근 iPhone 광고에서 iPhone으로 비디오 편집에서 e-mail을 보내는 것을 데모로 보여주는데 매우 쉽고 직관적이다. iMovie의 경험을 iPhone으로 옮긴 것이다. iPhone의 대부분 주요 기능을 매킨토시에서 사용해온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빌어와서 쓰고 있다. 그래서 iPod Video가 나올 것이라는 것을 예상했었다.

Software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은 Hardware가 덜 중요하다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중요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잘 설계된 PC Software가 훌륭한 CE (Consumer Electronics)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회사가 Apple이다. 우리 나라의 PC Software 시장과 기술 환경이 좋은 CE 제품의 기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Software 저작권을 무시하는 불법 복제와 Software 경시 현상은 우리 나라에서 좋은 CE 제품이 나오기 어려운 환경 원인도 된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기업들은 좋은 CE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없냐고 질문을 한다. 원인 제공을 소비문화에서 하고 있다면 악순환의 사슬을 끊어야 한다. 결국 정부도 Software 기술 발전을 위해 현명한 부양 정책을 세워야한다. 단순히 Software 기업들에게 근근히 연명할 수 있는 프로젝트 예산을 제공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닐지 모른다.

Saturday, March 27, 2010

늑대와 소년

2003년 아이스링크에서 한 소녀가 이렇게 말을 한다.
"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어요"
옆에 있던 사람들은 이렇게 말을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태생적으로 팔다리가 짧고 유연성이 없어서 예술성 있는 연기를 절대 할 수 없어"
"유명한 코치가 필요해. 빙상계에 영향력이 있어야 돼. 실력 만으로는 안돼. 불가능해."
"금메달은 옛날부터 선배들이 해놓은 것의 축적이야. 너 혼자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이 아냐"
"금메달을 따려면 아주 정교한 스케이트가 있어야 되는데 우리나라에 없어. 외국에 가서 그런 것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을 찾게 되더라도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만들어주지 않을거야"
"해봤어?"
"왜 그랬어?"
"올림픽 금메달 말고 에어로빅 학원 선생님이나 테라피 전문대학 교수가 되는게 어떨까? 수입도 높고 자유 시간도 많대"

누군가가 새로운 일을 해보겠다고 제안했을 때 그것이 불가능하고 최선의 길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쉬운 일이다. 그리고 그런 시도가 실패했을 때
"내가 그럴 줄 알았어"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렇지 않고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찾기란 너무나 어렵다. 남들이 시도하지 않는 일을 시도하는 것, 그리고 실패하는 것은 아름답다. 물론 남들이 모두 하고 있는 것에 무임승차 하듯이 맹목적으로 뛰어들어 실패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제는 하이컨셉의 시대이다. 좌뇌를 주로 활용하는 직업의 가치는 덜 중요해진다고 한다. 그래서 좌뇌의 교육을 받아온 사람이 용감하게 새로운 길을 선택하는 사람들을 보곤한다. 유명 디자인학교의 학생들의 전력을 보면 이공계나 인문학 전공자들을 가끔 보곤 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길을 선택했다. 또한 미래에 유망하다는 직업을 선택한 것이다.

새로운 미래가 온다. 누구나 말하지만 그 시대가 현재 오지 않았다고 "내가 그럴 줄 알았어" 라고 옆에서 한마디 하기란 너무 쉽다. 연구소에서 R&D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일에 도전해야 될 뿐만 아니라 주변 동료들이 새로운 일을 하고 있을 때 무조건 비판은 하지 말아야 한다.

늑대와 소년 우화가 있다.

"늑대가 나타났어요"라고 외치며 거짓말을 일삼는 목동. 결국 늑대가 나타났을 때 양들을 모두 잃고 낭패를 당한다. 그 우화에서 배울점이란 정직해야 한다는 것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결국 늑대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고유가 시대가 온대요. 고령화 시대가 온대요. 3D Internet, Healthcare, 예술, 단순화, Ecosystem, Innovation, 온난화, 다양화, DIY, 인터넷, P2P, 바이오, 친환경, 통일 등등

우리 주변에 늑대가 너무 많다. 늑대를 외치고만 있으면 안되고 준비를 하고, timing을 놓쳤을 때 그 실패를 용납하고 그 실패에서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Friday, March 26, 2010

IPTV와 Internet TV의 차이

과거 몇년간 언론에서 IPTV 광고를 접할 수 있다. 지금은 네트워크 사업자 브랜드 이름을 들고 나왔다. 대표적인 것이 Qook TV, 메가TV, 하나TV, SK브로드밴드TV 같은 것들이다. 보통 이러한 TV는 IPTV라고 부르는데 Internet TV와는 구분을 하고 있다.

IPTV는 Internet Protocol Television을 의미하고 Internet을 사용하는 TV가 아니다. Internet의 역사는 나중에 돌이켜 보기로 하고 Internet은 말 그대로 자유롭게 장벽없이 거의 무료에 가까운 비용으로 전세계의 어떤 컴퓨터하고 연결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즉 IPTV는 Internet에 연결되어 있어 Internet의 방대한 컨텐츠와 data를 볼 수 있다고 할 수 없다. IPTV는 네트워크 사업자 (KT, SKT, AT&T, British Telecom 등)이 소유한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사업자들이 가지고 있는 컨텐츠를 전달해주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집에 Qook TV나 SK브로드밴드 TV를 설치하신 분들은 경험해볼 수 있다. 네트워크 사업자에게 한달 가입비를 지불하고 안정된 품질의 방송을 볼 수 있다. 방송 컨텐츠는 모두 네트워크 사업자가 방송 사업자들과 계약하여 라이센스를 가지게 된 컨텐츠이다.

Internet TV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특정 네트워크 사업자들이 소유한 네트워크 (Managed Network)가 아니라 공개된 Internet (OTT, Over The Top)을 통해 컨텐츠를 전달하고 수익을 올리는 모델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MLB.com과 같은 사업을 들 수 있다. 야구를 좋아하는 분들은 한달에 일정 사용료를 내고 메이저 리그의 모든 경기를 보는 서비스에 가입한다. 그럼 가입자는 언제든지 보고 싶을 때 지나간 경기를 볼 수 있고 라이브 경기도 Internet을 통해서 시청할 수 있다.

IPTV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네트워크를 소유하고 있어서 Internet TV 사업자들이 너무 많은 data traffic을 발생하여 자신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선진국에서 통하지 않는다. 망중립성 (Network Neutrality)라고 불리는데 Internet의 탄생이 이러한 철학으로 탄생했다. 네트워크 사업자들은 자신들이 소유한 네트워크 인프라가 Internet에 연결됨으로서 무수한 컨텐츠와 정보를 흘러 다닐 수 있게 되었고 그것이 사업의 원동력이 되었다. Internet에 연결되지 않으면 그들의 네트워크는 그냥 고철 덩어리이거나 빛이 흐를 수 있는 섬유일 뿐이다. 그들의 네트워크가 Internt에 연결된 만큼 Internet의 컨텐츠와 정보가 흐르는 것을 방해할 수도 없다. 그것이 Internet의 철학이다.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IPTV보다는 Internet TV가 더 성공할 것이라고 본다. 얼마전 네트워크 사업자들이 주관하는 학회에 참석하여 Internet TV에 대해 발표한 적이 있었다. 어떤 분이 발표가 끝나고 이런 질문을 했다.
"네트워크 사업자의 IPTV와 Internet TV의 사업모델이 겹치는 데 어떻게 해결하실 계획인가요?"
놀랍게도 국내의 많은 네트워크 사업자들이 이런 걱정을 한다. 사업자들이 IPTV라는 것을 만들어내기까지 Internet의 얼마나 기여했는지 생각할 수 있을까? wikipedia 에서 정보를 찾고, 컨텐츠 사업자와 계약하기 위해 그들이 웹사이트를 방문 했을 것이고, 시장 조사를 하기 위해 수많은 언론 웹페이지를 검색했었을 것이다. 그 많은 Internet의 통해 얻은 가치를 무시하고 Internet TV가 방해라고 말할 수 있을것인가?

Google이 미국 정부와 친한 것을 부러워하고 우리 정부도 배우면 좋겠다. 네트워크 사업자와의 거래보다는 개방된 정부와 Internet의 철학을 이해하고 공인 인증서를 강요하지 않는 정부가 되는 것이 Internet 강국의 참다운 모습이다.

Thursday, March 25, 2010

Consumer Electronics의 정의

CE (Consumer Electronics)란 단어가 영어권에서는 익숙하게 사용되고 있다. 전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한국, 중국, 일본에서 큰 산업을 이루고 있고, 대표하는 회사로는 소니, 도시바, 파나소닉, 삼성, LG등이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도 필립스, 지멘스, GE, 웨스팅하우스 등이 있는데 규모나 제품의 종류에서 동북 아시아 국가의 기업들에 비해 줄어들고 있는 추세에 있다.

몇가지 질문을 먼저 정하고 답을 해보려고 한다.
첫째, CE의 정의가 무엇이고 어떤 제품들이 속할까?
둘째, 왜 동북 아시아 국가들이 CE 산업을 잘할까?
세째, CE 산업들의 현재 논란이 되는 이슈는 무엇일까?


첫째, CE의 정의가 무엇이고 어떤 제품들이 속할까?
우리 나라 사람들은 디지털 家電이라고 부르는 CE는 그 범위가 영어권과는 조금 다르다. 영어권에서 CE는 전화기, MP3 플레이어, 오디오, TV, 자동차 네비게이션, 디지털 카메라, DVD, 캠코더와 같은 전자제품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베스트바이 (Bestbuy)나 Wallmart의 전자제품 코너에서 살 수 있는 제품들을 포함한다. 어떤 사람들은 휴대폰이나 개인용 컴퓨터와 같은 것을 포함하기도 하는데 CE가 아니라 IT (Information Technology) 제품이라고 부른다. IT제품과 CE제품의 가장 큰 차이점이 뭘까?

바로 CE제품의 정의라고도 할 수 있다.

정의1) 전용 기능 (Dedicated Function) 이 있다. CE 제품이 탄생할 때는 소비자가 기본적으로 한 가지 기능을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 냈다. 대표로 다리미를 예를 들어보자. 가끔 호두까기를 하는데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전화할 때 다리미를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CE 제품은 한 가지 목적에 사용할 수 있고 갈수록 더욱 편리하고 그 목적에 맞는 것으로 진화 발전을 해왔다. 다리미는 처음 불에 달구어 옷을 폈다. 그 다음 전기가 발명된 후 전기로 가열하여 다림질을 할 수 있게 해줬고, 요새는 물이나 수증기를 뿜어 내면서 다림질을 할 수 있도록 진화되어 왔다. 그래서 CE 제품의 가장 중요한 기능적인 요소가 사용자 인터페이스 (User Interface)이다.

정의2) 성능과 가격의 최적화이다. CE 제품은 가격이 싸야 한다. 실제 시장에서도 가격과 성능의 2차원 그래프에서 sweet spot 경쟁을 하고 있다. 우리 나라 제품들은 적정 가격에서 높은 품질로 세계의 유수 기업들과 경쟁에서 이기고 있다. 소비자의 본능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일 수 있는데 제품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이 가끔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CE 제품 디자이너들이 소비자들을 이해해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있다. 아무리 좋은 기능이고 멋있고 화려한 기능이라고 하더라도 가격이 너무 비싸면 CE제품으로서 가치가 떨어진다.

정의3) 사용 편의성이다. 주로 나이 많은 사람들이나 편하게 쓸 수 있는 편의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일반 전화기는 CE 제품이지만 복잡한 기능을 많이 가지고 있는 휴대폰은 Mobile 제품 또는 통신 제품이라고 구분하면서 CE 제품으로 포함시키지 않는다. 텔레비젼 경우 개인용 컴퓨터에서 방송을 볼 수도 있으나 보통의 텔레비젼은 소파에 편하게 누워서 볼 수 있다. 공학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그래서 가볍게 볼 수 있는 제한 조건일 수 있으나 인간 공학을 전공한 사람들은 가장 어려워 하는 제품 디자인의 제약조건이 된다.

두번째, 세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다음에 생각해 보기로 하자

Wednesday, March 24, 2010

Google 개방성 (2)

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1984이라는 소설을 보면 세상을 뒤에서 조종하는 빅브라더 (Big Brother)가 등장한다.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감시 카메라 시스템, 세뇌, Nudge를 통한 무지한 백성들의 조종을 일삼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배경을 가진 영화나 소설이 꽤 많이 있다. 핵전쟁 이후의 세상을 그리고 있는 터미네이터에서는 인공지능 스카이넷이 등장하여 인간 세상을 파괴한다. 그것도 인공 지능 컴퓨터 자신을 방어하는 프로그램을 돌리면서 발생한다.

영화배우 윌 스미스가 주연하는 영화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Enemy of State)를 보면 정부 기관이 주인공의 위치를 추적하기 위해 길거리에 깔린 CCTV와 인공 위성까지 동원된다. 놀랍게도 이 세상에 정부 기관이 볼 수 없는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Matrix라는 영화에서도 인공지는 컴퓨터가 이 세상을 지배하고 스스로 자급자족하기 위해 인간의 생체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으로 미래를 그리고 있다.

구글이 이러한 암울한 세상을 앞당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영화에서도 이러한 인공지능 컴퓨터 시스템과 빅브라더들은 초기에는 인간을 행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한번 구글은 미정부와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한번 시험해보고 싶어졌다. 구글 검색창에 "Google US Government" 라고 입력해봤다. 그 결과 Google US Government Search 사이트가 제일 먼저 검색되어졌다. 겉으로 봐서는 미정부와 구글은 매우 투명하고 IT (지식산업)를 잘 이해하고 있다. 검색 결과에서는 Google의 음모를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 역시 빅브라더의 특징을 잘 갖추고 있다.

정부가 가진 데이터를 일반에게 공개하고 검색하게 해주고 더 나아가서 데이터를 활용하여 서비스를 제작할 수 있도록 공개된 API (프로그래밍을 위한 인터페이스)까지 제공해주고 있다. 최근 한국 정부에서도 정부2.0 (Government 2.0) 이라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니 기대해볼만 한다.

야후나 다른 검색 엔진이 아닌 구글이 미국 정부 검색 서비스를 하고 있으니 다르게 생각해보면 다른 형태의 은밀한 거래가 존재할 수도 있을 것이다.

Tuesday, March 23, 2010

Google의 개방성

구글은 1998년, 1999년경에 태동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의 공동 설립자인 Andy Bechtolsheim의 10만불 투자를 처음 받았다. 그해 7월 2천5백만불의 거금이 투자되었다. 유명한 VC (벤처 캐피탈)인 Kliener Perkins Caufield & Byers Sequoia Capital이었다. 5년 동안 매출이 없었고, 더군다나 미국내 닷컴 버블이 꺼져가던 시기여서 버티기 힘든 상황이었다. 구글의 사업모델은 사용자들의 검색 query를 모아서 검색 성능을 좋게 해주는 입력으로 재사용하면서 광고 사업을 하는 막대한 자본을 필요로한다. 그런데 어떻게 구글은 그 시기를 넘길 수 있었을까? 이러한 사업모델을 한국내 VC에 제안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두 가지 시나리오를 상상해 볼 수 있다. 첫째, 미국 VC들의 투자 성공율이 매우 높고, VC에 속한 분석가 (Analysist)의 능력이 뛰어나서 구글의 가능성을 믿었을 수 있다. 그러나 반론을 들자면 한국인들의 분석 능력도 매우 뛰어나다. 지금까지 한국 경제의 성장을 보더라도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과 인터넷 사업을 이끌어가는 능력도 무시할 수 없다. 필자도 미국의 인터넷 기업의 엔지니어와 같이 일해볼 경험이 많이 있었는데, 한국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능력이 절대 뒤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도리어 경험과 미래 예측 능력은 더 뛰어난 것이 많이 봤다. 만약 순수히 VC들이 구글에 거금을 투자했다면 그들의 Risk taking 정신, 기업가 정신이 우리보다 낫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구글이 알고 보면 친 미국 정부 회사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음모, 반전, 첩보 영화를 너무 많이 본 탓일까. 인터넷의 기본 철학을 그대로 이어 받고 있는 구글은 개방성을 제일의 미덕으로 삼고 있다. 이것 때문에 중국 정부와의 갈등도 있었다. 중국 정부는 현존하는 최대 강국인 미국을 상대로 갈등을 표출하기 싫어서인지 애써 구글사태와 미국 정부와의 외교 관계와는 무관하다고 하고 있다.

여기서 중국의 구글 사태에 대해서 돌이켜보자.
2006년에 구글은 google.cn을 중국에 열었다. 중국에서는 2000년도부터 Baidu(百度)라는 검색 사이트가 시장을 석권해오고 있었다. 마치 우리나라의 네이버 포탈 사이트처럼 시장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확보해왔다. 그런데 구글이 중국에 진출하면서 점차 구글의 사용량이 늘어나자 중국 정부측은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사용자들이 구글로 중국의 인권 문제를 검색한다는 것이었다. 중국측은 구글에 인권 문제 검색을 할 수 없도록 요구했다. 구글측은 중국 정부의 검열에 대해 인터넷 기본정신을 위배한다면서 중국 정부에 검열을 당하느니 중국내에서 구글을 철수하겠다고 하였다.

원인이야 어떻게 되었든지 이 경우 구글은 미국 정부의 대리전을 치루고 있다. 미국 정부도 인권 문제에 대해서 중국 정부를 자극하기 어렵지만, 구글은 민간 기업으로 중국 정부의 비민주적인 곳을 꼬집고 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취약한 인권 문제를 공격당하는 것이 국가를 통치하는데 방해된다고 생각하는 듯, 외교적인 간섭이라고 미국 정부를 비난하곤 한다.

다시 구글의 사업 모델을 생각해보자. 2008년 HBR (Harvard Business Review)에서 구글의 데이타 센터를 이루는 컴퓨터 댓수가 백만대를 돌파했다고 한다. 그 규모는 지금 이 순간에도 증가하고 있다. 구글의 CEO인 Eric Schmidt은 그들의 꿈이 300년쯤 걸릴 것이라고 공공연히 말하고는 한다.

그들의 꿈이 전세계 인터넷 사용자들의 데이터 센터라고 한다. 그러할 경우에 그들의 모토가 "Don't Be Evil"이라고는 한다. 첩보영화의 반전은 착하기만 했던 정부 관료나 주인공은 지원해주고 있던 큰손이 알고 보니 사악한 지구 정복의 속셈을 지니고 있던 악당으로 드러나는 경우다. 구글의 성공이 미국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에 지원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면, 두번째 시나리오는 단지 fiction으로 재미있게 회자되기에는 두려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