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February 27, 2012

행복을 찾아서 - (4) 행복은 가까이에 있는가


4.     행복은 가까이에 있는가.

토이스토리 3편과 톨스토이의 단편이 말해주는것.
인간은 사랑으로 산다. 등등의 오래된 이야기..
너무 진부한듯?

거봐. 행복은 별거 아니래잖아. 가까이에 있다잖아.
쓸데없이 머리터지게 고민하지 말고 그냥 살어.
파랑새는 내집 앞마당에 있다잖아.
그냥 하루하루 재미있게 살면 되지 않겠어? 복잡하게 살지 말라구.

이렇게 이야기하고 끝내면 되는건가?

행복을 찾아서 떠나는 이 여행이 내집 앞마당에서 끝날거라는거.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간세상에 전해 내려오는 수많은 책들과 수많은 경험들이 그렇게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에, 내 여행이 제대로 된 여행이라면 역시 그들과 똑 같은 결론에 도달하리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러는데 행복은 내집 앞마당에 있대~~
이런 허술한 자각을 가지고서 과연…
내 인생의 어느날, “6개월 밖에 안남았습니다” 라는 의사의 진단을 담담하게 마주할수 있을까? 반대로, 아직 살날은 많이 남았는데 손가락 하나 움직일 기력도 없는 상태를 맞이하고도 그 인생속에서 행복을 찾고 가치를 찾을수 있을까?

행복이 내집 앞마당에 있어도 내가 발견하지 못하면 없는 것이다.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내가 이름을 불러주지 않으면 꽃은 없는 것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그래서 나는 앞마당에 있는 행복을 발견하려고 멀리멀리 여행을 떠난다.
앞마당에 있는줄 분명히 알면서도 떠난다.

그런데 반갑게도, 나만 떠난게 아니더라.
코엘료의 <연금술사>에서 주인공 산티아고도 떠나더라. 보물을 찾으러.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양치기 산티아고가 이상한 꿈을 반복해서 꾼다. 피라미드 앞에 보물이 묻혀있는데, 그걸 파내려 하는 요상한 꿈이다. 나같으면 안그럴 것 같은데, 산티아고는 그 꿈을 믿고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찾아서 멀고먼 여행을 떠난다. 이래저래 해서 (‘이래저래’가 뭔지 궁금하면 약 200쪽 정도를 다 읽어보면 된다) 피라미드에 도달해서 열심히 땅을 파고 있는데 웬 도적 (실은 병사..)이 나타나서 두들겨 패고 금덩어리를 빼앗는다. 산티아고는 맞아 죽을까봐 겁나서 보물 이야기를 한다. 바로 요기 보물이 묻혀 있다길래 파고 있는거라고…

그 도적은 산티아고를 정신나간 놈 취급을 하면서, 그런꿈은 나도 꾼다 하며 무시하고 가버리는데. 그 도적놈이 꾼 꿈은 그 보물이 산티아고의 고향 동네 무화과나무 밑에 묻혀있는 꿈이라는군..

산티아고가 보물을 찾으려고 지구를 뱅글 돌아서 이집트에까지 갔지만, 결국 보물이 동네 나무 밑에 묻혀 있다는걸 깨닫는다는 이야기. (ㅋ~ 역시 보물은 내집 앞마당에…)

근데 이거랑 무쟈 비슷한 영어 그림책이 있다 (번역본도 있음).
<연금술사>랑 너무 비슷해서 표절한거 아녀? 하는 의심마저 들정도.. 아니면 전래동화 같이 다 알고 있는 내용인 것인지.. 서로 영감을 받아서 쓴것인지… 잘 모르겠다.
이 영어 그림책은 32쪽 밖에 안되므로, 연금술사가 너무 길게 느껴진다면 대신 읽어도 좋을듯.

 
Uri Shulevitz <The Treasure>

하여튼.. 보물이든 행복이든.. 가까이에 있다.
그런데, 가까이에 있는걸 알긴 하는데, 가까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그 실체도 모른다.
그걸 알려면 먼~ 여행을 떠나야 한다.
지구를 반바퀴나 돌아야 하는 여행일지도 모른다.
집앞에 있는걸 발견하기 위해 2만 킬로미터의 여행을 떠나야 된다는 사실이 우습지만, 어쨌든 그래야 할 것 같다.

운좋으면 5천 킬로미터쯤 가서 발견할수 있을지도 모르고.
고대로부터 유명한 철학자들에게 의존하면 혹시 더 빨리? 발견할수 있을지도 모르고.

그러니까, 행복이란 무엇일까 열심히 고민하는 것이 인생 복잡하게 만들거나 머리 터지게 만들려고 쓸데없이 하는 짓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쩌면 꼭 해야 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그 여행을 떠나려고 작정을 했고. 여행하다가 행복한 인생은 어떤 것일까 조금씩 알게 되길 바라고, 그렇게 알게 된 것들을 잘 기억해 놓았다가 애들하고 공유할수 있길 바라고, 그래서 애들이랑 미래를 공유할수 있기를 바란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엄청 숭고하고 엄숙하고 경건해 보인다. ㅋㅋㅋㅋㅋㅋㅋ

Sunday, February 19, 2012

파주 헤이리 근처 한정식 "Yoree" 요리

추운 겨울날 처음 방문한 한정식집.

어른 둘, 초등학생 둘이 메뉴판에서 가장 싼 가격의 코스 메뉴 (2K원) 3개를 주문했는데, 결국 남겼다. 서울의 답답한 음식점을 벗어나 널직한 공간에서 식사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아래 찍은 음식 사진 중에서 몇가지는 빠진 듯 하다.









떡 잡채







식사 (돌솥밥)를 끝내고 나면 바로 윗층에 올라서 커피나 수정과를 마실 수 있다. 식사를 마친 사람들에게는 무료.


햇볕이 들어오는 따뜻한 느낌이 좋다



위치는 파주 헤이리 근처.



Sunday, January 29, 2012

행복을 찾아서 - (3) <토이스토리 3>과 톨스토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그러던 어느날 애들이랑 같이 토이스토리 3탄을 보러갔다.
토이스토리 3탄은 1, 2탄과는 달리 감동코드를 집어넣으려고 노력했다.
거의 끝날때쯤 되어서, 토이들이 쓰레기 소각장의 시뻘건 불길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장면이 나온다. 이제 다 죽게 생겼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토이들이 모두 손을 맞잡고, 우린 함께 있으니까 괜찮아! 하며 의연하게 죽음을 맞을 준비를 한다. (실제로 죽지는 않음. 친구 토이들에 의해 극적으로 구출된다)
우린 함께 있잖아! 라는 메쎄지는 3탄 전체에 걸쳐서 일관되게 전달하려고 하는 주제이다.

이 장면에서 토이들에게 완전 감정이입된 나.
시뻘건 불길은 무섭지만, 사랑하는 토이 친구들과 함께 있으니 무섭지도 않고, 두렵지도 않음을 느낀다. 이때 나의 심리상태는 토이들과 완벽히 혼연일체 상태임.
한줄기 눈물도 찔끔 나고….
나중에 비됴로 봐도 역시 찔끔 눈물 난다.

어쨌든.. 토이스토리 3탄을 보고서 느낀 것.
편안한 삶이 행복한 삶일지 모른단 나의 가설은 틀렸구나.
죽음을 앞에 두고도 행복할 수도 있는 거구나.

지구 온난화나 석유고갈 사태 같은거.
내가 고민해봤자 해결되지도 않는 문제들.
이런것들이 행복을 저해하는 본질적인 요소들은 아니로구나.

토이스토리 3탄을 보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지구 온난화 사태에서 우리 애들을 어떻게 지킬까. 하는 고민에서 벗어날수 있었다.
몇 년동안 지고 다니던 짐을 벗어놓은듯 홀가분했다.

그러다가, 초딩때 읽었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라는 톨스토이 단편이 생각났다.
초딩때도 매우 감동하며 읽었었는데, 그걸 다시 읽었다.
천사 미하일이 잘못을 하고 땅으로 뚝 떨어져서
구두장이 집에 7년을 머물면서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지 3가지를 찾아내어 깨닫고는 하늘로 올라가는데,
결국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는 이야기.

사람은 모든 것이 잘 갖추어진 편안한 상태여야만 살수 있는게 아니라
사랑으로 인해 살수 있다는군.
특히 마지막 3번째로 미하일에게 깨달음을 준 장면이 그렇다.
쌍둥이를 낳고 엄마가 죽었으나, 이웃 여인의 사랑으로 엄마 없는 쌍둥이들이 잘 자라고 있는걸 보고서 미하일은 마지막 깨달음을 얻고 하늘로 올라간다.
인생이 편안할 만한 최소한의 조건도 갖추지 못한 쌍둥이인데도, 사랑이 있어서 잘 자랄수 있었다는 것. 흠.. 적어도 내가 이해하기엔 그랬다… 더 심오하게 캣치해야 할 무엇이 있었다 해도 난 모른다… 내 수준은 여기까지…

토이스토리 3탄과 왠지 통하지 않나?
내가 애들을 아무리 지켜주려고 한들 내힘으로 안되는 것들이 있을 뿐더러,
내가 지켜주려는 것들 (편안한 삶 같은 것들)이 실은 애들의 행복에 있어서 본질적 요소가 아니라는 것이다.

내 손자의 손자와 그 손자의 손자까지… 이 많은 애들을 어떻게 편안하게 지켜주나 몇 년간 고민에서 헤어나지 못했었는데,
토이스토리 3탄과 더불어 톨스토이 아저씨가 한방에 해결해 주셨으니,
이 어찌 기쁘지 않을소냐.

이제 내 자식과 grand children 들의 편안한 삶 까지는 걱정 안해도 되고,
다시 본연의 질문으로 돌아갈수 있게 되었다.
행복한 인생이란 무엇인가?
나는 어떠할 때 행복한가?

Wednesday, January 25, 2012

행복을 찾아서 - (2) 행복은 편안한 삶인가?


1.     행복은 편안한 삶인가?

“행복한 인생”이란 말에서 느껴지는 것은?
편안하고 풍요로운 느낌. 일단 직관적으로 그런 이미지들이 다가온다.
편안한 삶은 행복하겠지.
그럼 나는 애들이 편안한 삶을 살도록 써포트 해주고 가이드 해주어야겠군.
여기까지는 매우 상식적이고 논리적인 접근이다.
그런데… 그 구체적 실천방안을 구상하다가, 헤어나기 어려운 고민의 나락에 빠진다.

편안한 삶의 구체적인 모습은?
건강하고, 경제적으로 여유 있고, 사회적으로 지위도 있고, 등등등…
더 구체적으로는 금융자산 20억쯤 있고, 좋은 직업도 있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인격적으로도 훌륭하고 등등등…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그러다가 20억? 이건 너무 많은데? 하며 한발 물러나기도 하고… 좋은 직업 가지려면 좋은 대학도 보내야겠군, 이런 생각도 하고..

그러다가, 아… 내가 내 자식으로 하여금 행복한 삶을 영위하게 하고파서 행복한 인생이란 무엇인가 라는 수천년 묵은 철학적 고민마저 들쑤셔서 껴안고 있는데, 내 자식 또한 같은 심정이 아니겠는가? 하는데까지 생각이 미치게 된다.  그렇다면, 내 자식이 행복하려면 내 자식의 자식까지 행복해야 하는구나. 즉, 내 손자까지 행복해야 내 자식이 행복하겠구나!

그럼 무엇이냐. 결국 내 손자까지 행복해야 내가 행복하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인가?
마찬가지 논리로 내 손자가 편안하고 행복하려면 그놈의 손자까지 편안하고 행복해야 한다는 이야긴데, 그렇다면 내 손자의 손자놈까지 편안해야 나와 내 자식이 행복하단 얘기냐? 그게 도대체 가능하기나 한 얘기냐!! 이건 끝없는 시간의 고리 속으로 들어가는 것 아닌가.

그래서 예로부터 자손만대로 이어지라는 둥, 그런 이야기가 있는 것이로구나!
그런데 이 지구라는 조그만 별이, 자손만대가 깃들어 살만한 땅일까?

내 자식이 살아가야 할 시대에 석유가 고갈되어 대혼란이 발생하면 어떡하지?
그래서 전쟁이 일어나면 어떡하지? 그 전쟁에서 내 자식이 자기 자식을 잃기라도 하면 어떡하지?
지금 내가 누리는 온갖 문명과 편의와 물질적 풍요가 모두 사라지게 되면 어떡하지?
아니면 지구 온난화가 급속히 진행되어서 엄청난 생태계의 혼란이 일어나면 어떡하지.
그래서 지구의 생물종들이 급속히 멸종되어 가면, 그 힘든 시기를 내 자식이 어떻게 견딜수 있을까?

대체 이런 불가항력적인 것들로부터 내 자식과 내 자식의 자식을 어떻게 지켜야 한단 말이냐. 과연 지킬수나 있는 것이냐.

나는 답을 낼수 없는 이런 고민속에서 몇 년을 잠겨 있을 수밖에 없었다.
편안한 삶이 행복한 삶 맞나? 라는 의문도 옆구리에 끼고서.
답을 낼수 없으니, 헤어나올수가 없었다.


Wednesday, January 18, 2012

행복을 찾아서 - (1) 고민의 시작



1.     고민의 시작


어떤 인생을 살기 원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답하기는 어렵지 않다.
행복한 인생.
그렇지만 어떤 인생이 행복한 인생인가? 라고 물으면 어렵다.
행복한 인생을 살기 원하는데, 어떻게 사는게 행복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는…. 그래서 고민을 좀 하다가 결국 에라이 모르겠다 잘먹고 잘살면 되지 뭐. 그러고 다시 총총.. 자기 할일 하러 간다.

그런데 나는야 걱정을 달고 사는 아짐.
자기 할일 하러 갔다가 걱정땜에 다시 돌아온다.

걱정1. 내나이 70도 훌쩍 넘어 인생 끝이 보이기 시작할 때, 내인생 괜찮았나? 행복했나? 여기에 대한 답이 시원찮으면 어쩌지? (수십년 앞의 일을 땡겨 걱정하는 쎈스)
걱정2. 행복한 삶이 뭔지 모르면, 애들한테 대체 어떻게 살라고 이야기해야 된단 말인가. 애들에게 어떤 준비를 시켜서 세상에 내보내야 된단 말인가.(이건 책임감)

70 넘어서.. 내인생 별로였어..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얼마나 우울할까.. 지금 상상만 해도 우울하기 짝이 없다. 그런일이 벌어지게 하고 싶진 않다.

그리고… 정말루 우리 애들은 아주 행복~하게 살았음 좋겠다. 근데… 애들하고 관련하여 발생하는 현실적인 문제는, 예를 들어, 가방끈이 황금끈에다 길기까지 하면 행복한가? 이런거다. 황금가방끈을 메고서 행복에 가까워질수 있다면, 애들을 공부를 열~심히 시켜주면 될것인데, 과연 그런지 확신이 없는거다. 내가 애들에게 어떤 준비를 시켜줘야 하는가?

그래서 행복한 삶은 어떤 삶일까? 에 대한 답을 구하러 다닌다. 그렇다고 해서 산에 도닦으러 들어갔을리는 없고, 내 주위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일에서 힌트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집짓는 까치를 보면서 생각하기도 하고, 비싼 외제차 몰고 다니는 아짐들을 보면서 생각하기도 한다.

처음엔 내가 주관식 시험 보듯이 답안을 써보려고 하다가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서, 책에서 구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다가, 아… 이 질문이 어제 오늘의 것이 아니구나. 수천년 묵은 것이로구나 하는데까지 생각이 미친거다. 그래서, 내가 맨땅에 헤딩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로구나… 우선 훌륭한 철학자들이 쓴 고전부터 읽어야겠구나 하고 깨달았다. 인류가 드디어 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 그러니까니 석기시대에 도달한 것과 동급의 깨달음이다.

그렇다고 해서 철학책이나 고전을 미친듯이 읽었느냐. 그건 또 아니다. 그럴리가 없다. 어차피 석기시대에서 청동기시대로 가는데 한참 걸렸으니, 나도 한참 걸리겠지. 쉬엄쉬엄… 동굴에 벽화도 그려가면서, 그렇게 가는거다.

그런데 그렇게 가다가 책을 한권 만났다. 

논어, 사람의 길을 열다 (사계절 출판사)
경쾌하게 논어를 읽는 책이라는데, 청소년 용이다. 그래서 이해하기 쉽고 경쾌한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내용이 가벼운 것은 아니다. 내수준에 딱이다. ㅋㅋ
그 책을 읽다가 <안연> 편에서 극기복례 라는 말을 만났다. 이거.. 고딩때 한문시간에 배운 건데..?
그때는 해석하길.. 나를 이기고 예로 돌아가다.

이러니 사람들이 논어를 고리타분 하다고 하지. 대체 뭔소린지.. 한국말이긴 한데, 아무 의미가 없는 말이잖아. 예로 돌아간다는게 대체 무슨 뜻이냐 말이지.
그런데 이 책에서 그 뜻을 알기 쉽게 해설해준다. 아~그제서야 비로소 이해가 가면서, 내가 지금껏 행복한 삶이 무엇인가 에 대한 답을 찾아 다녔는데, 여기다가 말뚝 하나 박고 가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행복 찾아 떠난 여행.. 중간에 석기시대의 깨우침을 얻어서 돌도끼 하나 주워 들고 걸어가는 이 여행. 이 여행을 중간정산 하고 기행문을 좀 쓰고 싶어졌다.





Sunday, January 01, 2012

Monk vs Caffrey

추억속에 존재하는 탐정들이 있다.
어린 시절 즐겨 읽던 추리소설은
항상 셜록홈즈가 주인공이었다.

체크 무늬의 트렌치 코트에 파이프 담배를 항상
물고 있는 점잖은 모습이었는데, BBC의 새로운 TV 시리즈에서는
초조함과 신경질적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BBC의 셜록홈즈


셜록홈즈와 버금가는 추리 소설의 대명사는
에르큘 포와로.
역시 BBC의 고전 드라마로 탄생하였는데
원작을 충실히 재현하는데 그쳤다.
그래도 워낙 원작이 극적이면서도, 근대 영국 사회를
묘사하는 모습들이 진지해서 매우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회색 뇌세포를 이용하는 에르큘 포와로


미국을 대표하는 탐정으로는 형사 콜롬보가 있다.
각각의 한 편이 모두 추리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탄탄한 구성이 돋보였다. 형사 콜롬보가 범인을 지목할
때의 극적인 쾌감은 대단했다.


"범인은 당신이야"
비음의 성우 목소리는
광고에도 나올 정도로 유명했다.

어린 시절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던 드라마의
주인공도 세월을 못 이기고 얼마전에 타계했다.

형사 콜롬보

그 후 범죄 수사물로는 레밍턴 스틸, 제시카의 추리극장이
비슷한 시기에 국내에서 방영되었던 것 같다. 비슷한 구성으로
논리적인 추리로 범인을 찾아내는 스토리인데, 레밍턴 스틸은
머리보다는 액션, 양념처럼 여주인공과의 사랑 얘기가 있어서
전통 추리극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거리가 있다.


피어스 브로스넌 주연의 레밍턴 스틸

제시카의 추리극장은 주인공이 나이가 많아서
악당의 완력에 꼼짝없이 당할 수 밖에 없는
무기력한 상황이 매우 조마조마했다.


제시카의 추리극장

2000년대 이후 추리극을 석권하는 드라마가 등장한다.
Monk.

극심한 편집증을 가졌지만 천재적인 분석으로
범인을 지목하는 탐정인 애드리안 몽크.
그의 조력자 샤로나. 무력 지원을 하는 스톨트마이어 경감.
보는 사람을 불안하게 하는 편집증은
가끔 짜증나게 할 때가 있다.

"몽크, 멕시코에 가다" 편에서는 에피소드가 끝날 때까지
한 가지 브랜드 (시에라) 생수만을 고집하면서 목소리가
갈라질 때까지 물을 안 마시는데, 보는 사람도 짜증이 났다.

하나 더 짜증나는 장면은
샤로나가 코끼리 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것을
고치라고 하는 에피소드 "몽크, 서커스에 가다" 편이다.

자신의 눈에 들어 있는 대들보는 보지 못한다고
하는 격언을 생각나게 하는 장면이었다.


몽크와 샤로나

이러한 어리버리 캐릭터와 달리 깔끔하고 멋있는
닐 카프리.

남자가 봐도 멋있는 스타일리스트.
탐정들이 가지고 있는 논리적인 분석력과 함께
예술적인 감각과 모방의 손재주도 매력적인 극중 인물이다.


Fox TV의 White Collar 주인공 Neil Caffrey
하지만 몽크를 즐겨보게 된다.
아주 완벽한 사람보다는 어딘가 빈 구석이
있는 인물을 사랑하게 되나보다.







Tuesday, November 01, 2011

좋은 직장

흔히들 쉽게 좋은 직장과 나쁜 직장을 구분하고는 한다. 점심 시간이나 가끔 열리는 수다방을 통해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좋은 직장을 희망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직장의 모습을 그리고는 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좋은 직장이란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는가?

보통의 경우,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는 한다. 10년 후 또는 20년 후 직장내에서 자신의 모습을 말이다. 중국의 전 교육부 장관이었던 왕멍은 "나는 학생이다"라는 책에서 스스로 평생 자신의 직업은 학생이라고 말하고 있다. 스스로 항상 배울 수 있다는 것이 매우 소중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자신의 직업을 통해 끊임없이 배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직장인가? 개인의 발전이 회사의 발전과 일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Thursday, June 23, 2011

Apple과 Chanel의 닮은 점

포항공대의 오종훈 교수 세미나를 듣고 몇가지 아이디어를 더해서 Apple과 Chanel과의 서로 닮은점에 대해 정리해봤다.


1. 비싸다



분명 Apple은 케이블 하나에 4~50불로 다른 전자 제품에 비해 비싸다. 그러나 매우 싼 짝퉁을 사지 않고 비싼 명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을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비난할 수 없다. 패러다임이 변했다.


2. 매장이 서로 닮았다


맨하튼안의 5th Avenue의 Apple Shop
Apple 스토어는 매우 비효율적으로 보인다. 그 비싼 공간에 조형물을 세우고 매장은 지하에 위치하고 있다. 명품점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다. Apple 스토어가 생기기전에 우리나라 전자 제품 업계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맨하튼에 출장을 가게 되면 항상 들르는 곳은 Sony Wonder이었다. 그러나 이제 사람들이 찾아갈까? IT 업계의 트렌드는 너무 빨리 변한다. 절대 강자는 없다.

5th Avenue에 가까운 Madison Avenue에 위치한 Sony Wonder

홍콩에 위치한 Chanel Shop 
홍콩의 Chanel 매장이 Apple 매장보다 뒤늦게 오픈했는데도 우연히 서로 닮았다. 누가 누구를 따라 하는 걸까? 단순함의 미학을 서로 알고 있는 듯하다.


3. 서로 가까운 위치에 매장이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 스탠포드 캠퍼스 안에는 명품 쇼핑몰이 있다. 그 안에 위치한 Apple 스토어는 매우 고급스럽다. 긴자의 Apple 스토어도 마찬가지이다. 미국내 대부분의 전자제품들은 Fry, Bestbuy, Costco와 같은 대형 매장에서 구입하곤 한다. 실용적인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한 눈에 여러 회사의 제품들을 비교해서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Apple은 자신들만의 제품을 table위에 전시해놓고 고객들이 직접 사용해볼 수 있도록 전시해놓았다.

Stanford Shopping Center. 명품 가게들이 몰려있다.

Stanford Shopping Center에 위치한 Apple Shop


4. 신상 발표장이 닮았다.

Chanel의 발표회 2010
Apple은 App 개발자들을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컨벤션 센터에 모아놓고 1년마다 행사를 한다. 마치 패션쇼와 같은 장면을 연상하게 한다. 한번도 가보진 않았지만 패션쇼에는 어떤 사람들이 갈까? 고객들보다 패션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가지 않을까?

누군가 찍은 WWDC 발표장 2010

5. Outsourcing Manufacturing

Apple은 대부분의 제품은 outsourcing을 한다. (목록) 완제품의 조립은 대만의 Foxconn이라는 회사에서 한다. 주요 부품은 삼성, LG, Infineon과 같은 회사에서 조달한다. 대부분의 명품 제품들은 외주 회사에서 제작을 한다. 우리 나라가 전세계 명품 가방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라고 한다. 알고보니 세계 30여개 명품 핸드백 알고보니 Made in Korea 란다.


6. Retail Store를 보유
상대적으로 R&D 비율이 매우 낮고, 유통에 집중한다. SCM에 강하다. 4~5조원의 물량을 단 다섯 달만에 팔아내었다. (참조) iTunes와 Retail shop을 운영하고 있어서 지역마다 고객들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매우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경쟁자들이 지역 retail shop과 관계를 맺고 물량을 예측하는 것과 달리 고객들의 정보를 좀 더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Apple의 강점이다. 이는 명품점들이 직접 Shop을 운영하는 것과 매우 흡사하다. 명품 지주회사인 모엣 헤네시 루이비통 (LVMH)의 리포트에서는 지역별로 그들의 제품이 어떻게 팔리는지 통계를 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손쉽게 신상의 물량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7. 우와~ 해준다

순서상 나중에 말하는 것이 좀 구차해 보이기는 하지만, 명품의 가장 큰 특징은 몸에 걸치거나 들고 다니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줄 때 느끼는 과시 본능이 아닐까? 이성에게 과시하여 종족 번식을 하려고 하는 공작의 본능이 대뇌 피질 안쪽에 깊이 있는 인간의 본능과 일맥 상통하지 않을까? 


8. 평생 추억을 간직해준다

부모님의 롤렉스 시계를 생각해보면 이것도 말이 될 듯하다. 결혼할 때 서로 교환한 예물은 수십년이 지나도 남아서 시간을 거슬러 과거의 추억을 끌어내준다. 최근에 Apple이 iCloud 서비스를 공개했다.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집단의 서비스이다. 

2011년 8월경 open할 것으로 알려진 Cloud Storage 서비스
Apple 이외에 이러한 명품 전자제품을 지향하는 업체들이 있기는 하다. B&O나 BOSE와 같은 기업들이다. 이러한 명품 사업을 보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쉽게 하지 못하는 것이 있는 것 같다. 어떻게 해서 Chanel이 최고의 명품이 되었을까?

Tuesday, June 21, 2011

iPhone이 파괴적 혁신 (Disruptive Innovation)일까?

얼마전에 연세대 경영대학의 명강의로 유명한 이호욱 교수의 짧은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아래 글은 이호욱 교수의 강의 내용을 듣고 몇 가지 느낀 점과 생각을 더해서 정리해본 글이다.

작년초에 책 Innovator's Dilemma로 유명한 하버드대 크리슨텐슨 (Clayton Christensen) 교수가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chosun.com에 실린 글을 보고 알았다. 몰몬교 신자인 그는 1971년 그의 나이 19세에 한국에 선교사로 약 2년간 온 적이 있었다. 그 때 발음이 비슷한 "구창선"이라는 한국 이름도 얻었다. 그는 아직도 간단한 한국말을 구사할 수 있다.

맨 가운데 2미터의 큰 키를 가진 크리슨텐슨 교수
"성공기업의 딜레마 (The Innovator's Dilemma)"에서는 가장 강력한 기업이 왜 쓰러졌으며, 강력한 기업을 쓰러뜨린 똑같은 방법으로 자신(혁신적인 성공기업)이 경쟁자에게 쓰러질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것을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크리슨텐슨 교수는 그 후 몇 년 뒤 2005년 아래의 "성장과 혁신" 책에서 답을 하고 했다.

크린슨텐슨 교수의 두번째 히트작
아래 그래프만 보더라도 파괴적 혁신에는 두 가지가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현대차가 도요타를 이기고 있는 현상을 로우엔드 파괴적 혁신이라고 하였다. 현대차의 딜레마는 그들도 인도차와 중국차에 같은 방법으로 공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강자(Incumbent)는 공격을 받으면 결국 High end로 도망치게 된다. 다른 하나는 비소비자들을 소비자로 이끌어내는 신시장 파괴적 혁신이다. 크리슨텐슨 교수는 아래 그림에서 중국 전기자동차를 예로 들었다.
로우엔드 파괴적 혁신(Low end disruptive innovation)과 신시장 파괴적 혁신 (New Business disruptive innovation)
신시장 파괴적 혁신의 실제적인 예로 Canon의 office printer를 예로 들었다. Canon은 제록스의 대형 프린터와 경쟁한 것이 아니라 비소비를 극복하고자 하였다. 이처럼 신시장 파괴적 혁신이 되려면 몇가지 조건이 존재한다.
  1. 기존 강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업 영역이어야 한다.
  2. 비소비자를 소비자로 이끌어 내는 시장이어야 한다.
  3. 처음에는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성능을 내지 않아야한다.
여기서 몇가지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해보자.

Q. Apple의 iPhone은 파괴적 혁신일까?


Palm의 PDA 초기 모델
iPhone은 파괴적 혁신중에서 신시장 파괴적 혁신이다. 초기 스마트폰은 컴퓨터라고 부르기에는 성능이 매우 부족했다. 장난감이라고 부를만큼 성능이 좋지 않았다. 시장이 매우 작았지만 그래도 소비자가 꾸준히 초기 스마트폰을 사용했었다. 그래서 Niche가 존재하였다. 이책에서는 이러한 영역이 대박 성공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곳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iPhone은 이전에 스마트폰이나 PDA폰을 사용하지 않던 많은 비사용자들을 사용층으로 끌어냈다. 처음 성공한 iPhone을 지속적으로 혁신하여 제품가격도 경쟁력을 갖게 되었다. 잉여 소비자가 생길 때까지 Apple은 많은 파이를 가져갈 것이다.

Q. 왜 Danger의 Sidekick은 파괴적 혁신이 될 수 없었을까?

비소비자를 소비자로 이끌어내는 신시장 파괴혁신의 성공확률은 매우 낮다. 사이드킥은 이전의 휴대폰에 비해 분명히 획기적이었다. 화면이 올라가는 느낌이나 Qwerty 자판의 자연스러움. 그러나 비소비자를 소비자 영역으로 이끌어 내기에는 충분하지 못했다. John Maeda 교수가 얘기하는 Simplicity 철학은 소비자 영역으로 끌어드릴만큼 gap jump를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Sidekick은 gap을 넘기에는 창의력이 부족했다. 하지만, 어떤 규칙이 있는것이 아니다. 단지 창의력이 해답이다. 소비자는 선택을 할 뿐이다.

Q. 우리가 파괴적인 혁신을 하려면 어떤 능력을 가져야 할것인가?

크리슨텐슨 교수는 세 가지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한 개인에게 혁신을 의존하지 않으려면 1) 기존 프로세스의 혁신, 2) 기업내 가치의 혁신, 3) Resource의 재배치. 한 마디로 기업문화가 변화해야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만약 기업 문화가 그대로이라면 지속적 혁신을 할 수 있지만 파괴적 혁신은 만들어 낼 수 없다.

Q. Outsourcing은 언제할 것인가?
Apple은 모든 제품을 Foxconn이라는 대만 회사를 통해 제조 생산하고 있다. 2011년 150조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는 회사가 제조 라인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크리슨텐슨 교수는 파괴적 혁신이 소비자가 만족하는 범위안에 들었을 때 지속적 혁신을 하게 되고, 지속적 혁신만으로도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을때 outsourcing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했다. 가장 인정 받는 혁신 이론가이면서 CEO를 오랫동안 했었던 크리슨텐슨 교수의 이론이 맞다면, 우리 나라의 많은 제조업들이 더욱 outsourcing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인가?

Q. 우리나라는 신시장 파괴적 혁신을 하는 기업이 없는가?
아마도 찾아보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부분 로우엔드 파괴적 혁신을 성공한 기업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파괴적 혁신을 시도하기에는 우리 나라 기업들이 위험을 감수하지 못하는 구조이다. 구조적 문제인 것이다. 조금만 실패해도 비난하는 문화, 실패하면 범죄자가 되거나 노숙자가 되어야만 하는 상황. 언제쯤 우리나라도 실리콘벨리와 같은 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까?

Tuesday, May 10, 2011

제주도 여행 - 우도


가족들과 제주도 여행을 할 때 우도는 추천하고 싶다면 그 이유는 서빈백사라는 멋진 해변이 있다는 것과 살아 있는 조개들을 볼 수 있는 해안이 있다는 것이다. 추천을 꺼린다며는 모든 섬들이 그렇겠지만 편의시설이 부족하여 체력이 부족한 엄마를 쉽게 지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름 최적의 시나리오로 여행을 시도해여 만족할만한 여행을 하였다. 

우도를 갈 수 있는 성산포 대합실. 옆 건물에서 표를 구할 수 있다.
네비게이션에 성산항을 찍고 중문에서 달리니 약 1시간 30분이 지나서 성산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항구 주차장이 넓어서 성수기인데로 불구하고 쉽게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오전 9시 30분 출발. 오전 11시경 도착. 나름 일찍 도착했다고 생각했으나 길게 늘어서 있는 줄. 가족들과 함께 서서 그 줄을 기다리는 것은 무리. 옆 건물에 가족들을 모셔두고, 혼자 줄을 섰다. 긴 줄이었지만 다행히 1-20분만에 표를 구했다. 성수기이어서 여행객들이 기다림 없이 순서대로 타고, 만원이면 바로 배가 출발을 하였다. 평소에는 정기 운항하는 것 같았다. 표를 구하자마 거의 바로 승선해서 출발. 입장료 어른 1000원, 청소년 500원. 성산, 우도간 도항선 편도 2000원, 터미널이용료 500원.
성산항의 방파제와 빨간 등대
방파제 안쪽은 파도가 높지 않지만 방파제를 나가는 순간 파도의 출렁거림을 느낄 수 있다. 배가 크고, 우도항까지는 15분이면 다다르기 때문에 조금만 참으면 된다. 참는다기보다는 넓은 바다를 가로지르는 기분을 만끽하기에는 너무 아쉬운 짧은 순간이다. 그 옛날 콜럼버스는 서쪽으로만 가면 육지에 다다를 수 있다는 막연한 믿음으로 그 무서운 바다에 뛰어들 수 있었을까? 실제로 바다에 배를 타고 나가본 사람은 감히 그런 용기를 갖기 어려울 걸?

우도 관광 버스 (어른 5000원, 청소년 3000원)
스쿠터, 전기차를 대여해서 우도를 둘러볼 수도 있다지만, 가족들이 있어서 우도 순환 관광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우도에 도착하자마자 승차권을 사면 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버스에 언제든지 탈 수 있다.  관광버스는 천진항을 출발해서 지두청사, 동안경굴, 서빈백사를 둘러볼 수 있다. 대략 2-3시간 정도면 버스로 둘러볼 수 있는데 구석구석 살펴보고 싶다면 버스보다는 다른 교통편을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지두청사
우도봉의 잔디가 넓게 펼쳐진 커다란 언덕이다. 바다와 바위와 잔디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단 나무 그늘이 없으니 햇볕에 민감한 사람은 준비가 필요하다. 멀리서 보이는 까만 바위는 얼굴을 닮았다고 한다. 버스에서 내리면 구운 우도땅콩을 파는데 (2000원) 적당히 입이 심심한 시점이라서 사지 않을 수 없다.

우도땅콩. 보통 땅콩보다 작다.

30분 정도 구경을 하다가 다음 view point인 동안경굴로 순환버스를 타고 이동. 10분 정도면 도착한다. 식사시간이 되어 동안경굴 근처 식당에서 갈치구이와 해물칼국수로 식사를 했다. 안내책자에 따르면 하고수동 근처의 보말칼국수를 먹어보라고 추천해주는데 순환버스를 타고 내릴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기사아저씨에게 얘기하면 내려준다고 하는데, 성수기에 만원 버스를 운행하고 있는데 일단 내리면 정류장이 아닌 곳에서 다시 타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포기했다.

동안경굴에서 볼 수 있는 풍경
동안경굴은 해변 절벽에 있는 커다란 동굴이다. 제주도 답게 검은 바위로 이뤄져 있는데, 가까이에서 보면 살아있는 작은 조개들을 볼 수 있다. 살아 있는 생물은 바다이든지 육지이든지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

톳
우도에서 버스를 타고 여행하다보면 보통 가정집 앞 도로에 해초를 내다 말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버스가 다니는 옆길이라서 위생에 그리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음식점에서 나오는 해초의 일종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찾아보니 식당에서 나물처럼 먹는 음식은 "톳"이라고 불리는 해초였고, 길가에 말리던 것은 우묵가사리였다. 씻어 말리면 밝은 백색으로 변하고, 나중에 묵이나 국수로 만들어 먹는다.

우도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 서빈백사

마지막 코스가 청진항 근처의 서빈백사이다. 제주도 해안은 대부분 현무암으로 만들어진 검은 모래인데 여기는 하얀 백사장이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통 모래가 아니라 산호초가 부서진 모래였다. 관광버스 기사아저씨 얘기로는 천연기념물이라서 반출하면 3천만원의 벌금이란다.  흐린날씨에도 에머랄드 빛 바다와 하얀 모래가 눈이 부셨다.

돌아오는 배안. 차를 실을 수 있다. 성수기에는 배를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차를 성산항에 주차하고 몸만 다녀오는 우도 여행. 생각보다는 매우 편리해서 의의로 쉽게 우도를 돌아볼 수 있었다. 해변에 쉽게 모래를 털어낼 수 있는 시설, 깨끗한 화장실, 식사공간, 조금더 편한 교통시설들이 갖춰진다면 더욱 좋았을 걸 하는 아쉬운 점들이 있었다.

Monday, May 09, 2011

제주도 여행 - 숙소

가족들과 여행을 처음 가게 되니 숙소가 나름 신경이 쓰였으나, 결국 성수기에는 선택의 폭이 없었다. 무조건 가능한 곳을 예약하고 그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 방법이다. 저가 항공사와 저렴한 펜션을 선택하여 경제적인 여행을 컨셉으로 시도하려고 했으나, 성수기의 여행이라서 결국 예약이 가능한 아무데나를 선택했다. 그래서 가게된 곳인 신라호텔.


신라호텔의 정원에서 중문해수욕장까지의 산책로는 매우 훌륭하다.

보통 펜션의 두 배가 넘는 가격이지만, 호텔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나 부대 시설을 충분히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면 높은 가격에 수긍을 할 수 밖에 없다. 만족하였던 이유 몇 가지만 들어보겠다.

첫째, 정원 (Garden)

재충전을 목적으로 가족들과 여행을 가는 것이라면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이다. 정원이 매우 이쁘게 잘 가꿔져 있고, 가족들만의 분리된 공간을 가지고 산책하기에 매우 적합하다. 성수기인데도 우리 가족의 안전을 걱정하지 않고 애들을 풀어 놓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다양한 조형물과 동물, 곤충을 접할 수 있다.

새, 달팽이, 민달팽이, 다람쥐, 토끼, 곤충 등을 볼 수 있다.

둘째, 수영장

밤12시까지 운영하는 호텔 수영장은 애들이나 어른들 모두에게 편안한 공간을 제공했다. 5월 밤 야외는 쌀쌀한 날씨이지만 따뜻한 노천탕과 사우나, TV, 휴식공간을 제공해서 힘들지 않게 보호자가 아이들을 풀어 놀 수 있었다. 아이들을 동반한 사람들은 물이 너무 싫더라도 한번쯤 시도해보면 생각을 바꿀수 있을지 모른다. 마님도 물을 매우 싫어하는 사람인데, 이 수영장은 맘에 들어했다. 이 곳을 방문하실 분은 반드시 수영복을 가지고 가시길.

야간 조명으로 야자수가 매우 이쁘게 보인다.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은 저 전기와 에너지 소비가 자연환경을 해치고 있다고 걱정할 듯.

세번째, 코지 (브런치 부페)

시리얼과 주스만 먹는 아이들을 보면 분통이 터지지만, 훌륭한 품질의 식재료로 만들어낸 다양한 음식, 아침을 깨우는 커피향, 블루베리 쨈을 보면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그러한 사람을 보면 같이 음식을 나누는 사람도 행복감을 느낀다. 평소에 이런 기회를 가질 수도 있었는데 잊고 살았나보다. 가끔 서울 시내의 호텔 브런치 부페를 이용해봐야겠다.

휴일날 여유로운 아침 식사

마지막으로 호텔의 서비스는 만족스러웠다. 친절한 응대가 가장 좋았다. 호텔방안에서 참을 수 있는 만큼의 소음을 들을 수 있어서 maid에게 살며시 얘기했던 것인데, 직원들이 직접 방문해서 원인을 체크해주고,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시켜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느껴졌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Mountain view 방이었는데, 추가 비용없이 Ocean view 방으로 교체해줬다.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건만, 직원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방을 마련한 만큼 부디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진정성이 느껴졌다. 결국 포장이사를 단행했다.

여행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과 고객과의 관계에서 약간의 트러블이 일년 내내 또는 평생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고,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좋은 기억은 금전으로 바꿀 수 없는 경험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 서비스업은 바로 이와 같아야 한다는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