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y 29, 2016

Almost Famous와 Sing Street

Sing Street (2016, 이하 _SS_)는 한마디로 85년 아일랜드의 암울한 시대 상황에서 꿈을 잃지 않는 한 고등학생이 Rock 밴드 만드는 이야기다. 이 영화를 만든 존 카니감독은 상투적인 스토리를 아주 맛깔나게 만들어내는 음악 전문 감독이다. 이전 영화 Once와 Begin Again을 좋아했던 사람들은 실망하지 않을 영화이다.

Once가 가난한 길거리 음악가가 음악하는 얘기, Begin Again은 영국에 온 음악가가 다시 음악 하는 얘기였다면, 이 영화는 잔잔한 뮤지컬 드라마, 아일랜드판 응답하라 1985쯤 될까. _SS를 보고 나니, Almost Famous (2000, 이하_AF_)가 연상되어 두 영화를 비교해보고 싶어졌다. _AF_는 미국판 응답하라 1978이라고 할까. 그만큼 비슷한 점들이 있다.

AF(Almost Famous)와 SS(Sing Street)의 닮은점


1. 닮은 점: Mentor의 존재

두 영화의 공통점은 주인공이 청소년기를 지나면서 정신적으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라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멘토가 등장한다. _AF_의 주인공 윌의 누나인 애니타. 사이먼 앤 가펑클을 좋아하는 그녀. 독립하여 가족을 떠나면서 동생에게 The Who의 Tommy를 들어보라고 한다.

윌의 누나
70년대 Rock 음악에서 주로 흐르는 정신은 기성세대에 대한 저항, 자유였다. 전체 앨범이 하나의 곡인 Tommy는 그 후 Pink Floyd, Yes, Rush, Genesis 등 컨셉앨범을 낸 모든 Rock band에 영향을 준다. 두 영화 모두 누나, 형 형제가 동생에게 스스로 일어서라고 부추긴다.

또 한명의 멘토. _AF_는 작고한 Phillip Seymour Hoffman이 분한 롤링스톤즈 매거진의 에디터 Lester Bangs가 멘토로 등장한다. 평론가가 되려면 평가의 대상이 되는 인물, 밴드에 냉정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Jethro Tull과 Iggy Pop을 높게 평가하고 Doors는 약쟁이라고 폄하하는 Lester

_SS_에서는 형 브랜든의 존재가 중요하다. 주인공의 육체적인 성장은 부모의 역할이었지만, 정신적인 성장은 그의 형이었다. (물론 그의 누나도 있었으나 방관자였다.) 감독들이 어린 시절을 회고하면서 고증을 통해 만든 영화라고 한다. 부모들이 막내 아들에게 영향을 준 것보다 왜 형제들이 영향을 많이 주는걸까? 부모들은 이미 20~30년 시대 격차를 가지고 자녀들을 충고하고 있다. 나이 많은 형제들은 시대에 어긋난 가이드 때문에 실패를 겪고, 자신이 사랑하는 동생에게는 충고를 하고 있었다.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겠지만, 성공한 감독들은 형제들의 충고를 받아들여서 도전을 선택한 사람이었다.

형 브랜든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현대 시대에 부모들이 그 자녀들의 앞날을 걱정하고 가이드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일까. 진정한 futurist는 소년 소녀 그들 자신이다. 기성세대는 다른 사람들을 경쟁에서 이기고, 파괴하는데 익숙해 있다. 남들을 이겨야 성공한다는 교훈을 주입시키고 싶어한다. 그러나 주인공
코너는 이미 깨달았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힘이 그에게 보다 나은 삶을 가져다 준다는 것.



2. 닮은점 : 여주인공

여주인공들이 수동적인 것은 어쩔 수 없는 시대적인 상황을 반영한 것이었을 듯.
Penny Lane

자신을 숨기고 살고 있는 Penny Lane. 윌에게는 조금씩 맘을 열어가지만 이름도 Beattles의 곡에서 따온 가명을 쓰고 있다. 혼자 일어서고 싶어하지만 여성에게는 시대 상황이 그렇지 않았다. 일어설때마다 부딪히는 보이지 않는 벽에 좌절하는 여주인공. 포레스트검프의 제니를 연상하게 한다.

80년대 패션의 Raphina
라피나도 전형적인 여성 역할이다. 작가가 남성이다보니 평면적인 캐릭터로 그려졌다. 80년대초 우리나라 여학생들의 상황도 비슷했을 듯. 더 나은 삶의 꿈을 가지고 있고, 스스로 많은 노력을 해왔으나, 꿈을 펼칠 수 없는 사회적인 환경에 부딪혀 절망했던 80년대 젊은 여성을 그리고 있다.


3. 닮은 점 : 추억의 터치

나와 비슷한 또래의 미국인 친구에게 가장 좋아하는 영화중에 하나로 _AF_를 꼽았더니 의아해했다. 5~60년대에 태어난 미국인들은 그럴 수 있는데, 70년대 태어난 한국인이 왜 좋아하냐는 것. 마치 80년대 태어난 아랍사람이 응팔을 보고 좋아하는 것이라고 할까.

아마도 78년도를 청소년 시기로 지낸 미국인들 만큼 향수를 가질 수는 없겠지만,  _AF_를 통해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우리나라가 미국문화권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도 이유이었을 것 같다. 어릴 때 TV 방송의 상당 시간을 차지했던 미국 TV 시리즈, 지금은 배철수와 음악캠프 이외 거의 없는 팝 전문 라디오 프로그램.

김광한의 팝스다이얼, 김기덕의 2시의 데이트, 황인용의 영팝스, 박원웅과 함께, 이종환의 디스크쇼, 성시완의 월드뮤직, 전영혁의 25시의 데이트. 그리고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 많은 영화음악 프로그램들.

인상적으로 남아 있는 기억중에 하나.
황인용의 영팝스에서 컬럼니스트를 한 명씩 초대해서 새로나온 Judas Priest와 Metallica 새앨범을 소개했었다.  Judas Priest의 앨범이름은 Turbo (1986), Metallica는  Master of Puppets (1986). 두 밴드는 2016년도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내가 그들과 같이 살아왔다는 생각과 내 선배들은 이제 세상을 떠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David Bowe, Prince, Keith Emerson 등 7~80년대 전성기를 보냈던 스타들. 내가 추억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줬던 스타들. 부디 편안하시길.



AF(Almost Famous)와 SS(Sing Street)의 서로 다른점

미국은 자유, 아일랜드는 가난과 절망의 나라.

78년의 미국, 85년의 아일랜드. 시대는 _SS_가 10여년 최근이지만, 사회적인 상황은 훨씬 열악했다. 영국 사람들은 아일랜드 사람을 하얀흑인이 비하할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다. 80년대의 아일랜드는 경제적인 상황이 서유럽에서는 바닥이었다고. 지금의 아일랜드는 1인당 GDP가 5만불인 부유한 나라이다. 영국과의 인적교류가 활발했고, 다양성을 포용한 결과 80년대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_SS_에서 볼 수 있듯이 낡은 건물, 도로, 벽, 가구. 고등교육은 받았으나 일자리가 없는 한계. 아일랜드 상황은 미국 70년와 달랐다. 그들이 동경하는 모습이 50년대 미국 고등학생이었으니. 아일랜드 85년 학교 풍경은 우리나라 85년과 흡사했다.

교표 를 겉옷에 바느질로 꼼꼼히 박음질하고 학교를 다녀야했다. 만약 선생님들이 잡아당겨 떼어지면 그자리에서 얻어맞았다. 우리 어머니들은 여러개의 교표를 사서 옷마다 붙여야했다.  힘들기도 하고, 귀찮은 일이었다. 어쩌다가 잊기라기도 하면 체벌을 받았고, 집에와서는 어머니를 원망했다. 환경미화 비품, 화분을 사오라는 것을 강요당하기도 했고, 집안 형편이 좋지 않은 아이들은 풀이 죽었다.

남자 중학교는 과격한 장난과 본드, 담배, 음란물과 같은 일탈로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를 발산했다. 문학, 음악, 영화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끼리끼리 어울렸다. 어젯밤에 들은 팝송을 가사도 모르고 따라부르곤 했다. "아워너 노왓러비~스~~. 아원츄투 쇼~~우미"
Murray Head의 One night in Bangkok
Foreigner의 I want to know what love is
Paul Young의 Every time you go away
를 AIWA 카셋트 라디오로 녹음해서 반복해서 듣고, 엉터리 가사도 받아적었다.

마치며

_SS_는 감독의 전작인 Ones나 Begin Again에서처럼 완성도가 높은 스코어가 없다. 완벽한 가창력과 감정을 실은 보컬도 없다. 그러나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에게 추억에 잠기게 하는 감동은 전작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내 옆에서 청소년이 되어 같이 영화를 보고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니, 세월이 너무 빠르다. 내가 나비꿈을 꾸고 있는 건지, 나비가 내꿈을 꾸고 있는건지.










No comments:

Post a Comment